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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수박 색출' 두렵지 않다...그거야말로 해당 행위"

2023.09.22 14:18
비이재명(비명)계 중진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표 의원 색출 작업이 '해당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 거취에 대해서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이 발부되면 이 대표가 스스로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이 의원은 22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 뉴스쇼'에 나와 '가결 선택에 후회가 없나'라는 질문에 "비밀 무기명 투표라 가결했냐 부결했냐를 밝히면 안 된다"면서도 "제 입장은 이미 공언을 다 했다. (선택에)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이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겠다고 나선 데 대해 그는 "정치생명을 끊는 건 민심이지, 어느 특정인이 보복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전혀 두렵지도 걱정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이 대표 지지자들의 이러한 움직임이 내년 총선 결과 등 민주당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표결 직후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일명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비명계에 사용하는 멸칭) 명단' 등 '가결 의원 명단'을 정리해 공유하고, 문자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 의원은 "그런 모습들이 국민들이 볼 때는 얼마나 섬짓(섬뜩)하고 민주당이 정말 민주당이 맞나 이런 생각이 들지 않겠나, 그거야말로 당에 해로운 해당 행위"라며 "색출이 두려운 게 아니라 색출하는 행태가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된다. 몰상식하고 반민주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월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공언했던 이재명 대표가 표결 전날 입장을 뒤엎은 것이 가결에 결정적 영향을 줬다고 이 의원은 분석했다. 그는 "의원들은 (부결돼) 대국민 약속을 뒤엎는 상황을 생각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잘못하면 당이 쪼개지는 거 아닌가, 어려움에 빠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의 영장 심사가 26일 예정된 가운데 이 의원은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국민 시선을 감안하면 대표직은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옥중에서 뭐를 하겠다'는 것은 제가 볼 땐 진짜 강짜"라며 "무슨 독립운동하다가 교도소 간 것도 아닌데, 비리 의혹 때문에 구속됐다고 하면 나중에 무고함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리더십이 보장될 수 있나"며 "깔끔하게 물러나고 무고함을 밝히는 데 집중하고, 무고함이 밝혀진 다음에 정치권에 재진입해 날개를 펼치는 방안을 생각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 당내 일부 의원들이 '부결 인증' 릴레이를 하고 있다. 표결 결과에 분노한 강성 지지층의 이탈표 색출 작업을 의식한 행보다. 22일 이 대표 지지자 모임 온라인 커뮤니티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어기구 민주당 의원의 명패와 함께 '부결'이라고 적은 '국회의원(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 투표용지 사진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살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어기구 인정"이라고 썼다. 어 의원 측에 따르면 이 사진은 어 의원이 직접 촬영한 사진이다. 어 의원은 이날 "해당 사진은 제가 당원과 지역위원장 등 100여 명이 있는 단체대화방에 올린 것"이라며 "처음부터 공개할 생각으로 찍은 것은 아니었지만 논란이 커지다 보니 당원 분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공개했다"고 했다. 어 의원과 함께 일명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비명계를 부르는 멸칭)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이 부결에 투표했다는 내용을 알리고 있다. 가장 먼저 페이스북에 '부결 인증글'을 올린 것은 민홍철 의원이다. 그는 전날 오후 표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금 비상의총을 마쳤습니다. 저도 검찰 독재에 맞서기 위해 부결표를 던졌습니다. 그러나 당대표를 지키지 못해 참담한 심정입니다"라고 밝혔다. 다른 의원들의 인증도 이어졌다. 김경만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당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에 표를 던졌다"며 "앞으로 더욱 가열차게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이병훈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목숨을 건 단식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이유든 이 대표를 광야로 내몰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저는 체포동의안 부결에 표를 던졌다"고 썼다. 조오섭 의원은 '부결'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부결에 투표했다"며 "무기명 투표라는 국회법 취지보다 당원들의 의문에 답하는 것이 도리라 여겨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용우 의원은 직접적으로 부결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당의 통합을 위해 표결에 임했으나 믿기 어려운 결과를 마주했다. 원내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상황까지 오지 않게 노력해 왔기에 상심이 크다"고 적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은 가결표를 던진 의원 색출 작업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상에는 해당 의원 명단도 공유되고 있다. 비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밤새도록 저한테 전화가 왔으니까, 아마 상당수의 의원들한테 전화나 항의, 이런 것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며 "방송에 인용할 수 없는 심한 욕설도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명계 의원 14명의 실명을 거론하며 "라이플(소총)을 준비해야겠다"는 살인 예고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 지지자들의 강경 행동이 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 원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태극기에 끌려다니다가 망한 전례도 있지 않나, 이 대표가 강성 지지층에 끌려다니면 본인도 망하고 당도 망하고 이 세력 전체가 진영 전체가 망하게 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상민 의원도 "색출하는 행태는 몰상식하고 반민주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