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직원 아끼는 만큼 직언도 사랑하라

입력
2022.07.19 19:00
25면
0 0
이춘우
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사)기업가정신학회 명예회장

편집자주

보는 시각과 시선에 따라서 사물이나 사람은 천태만상으로 달리 보인다. 비즈니스도 그렇다. 있었던 그대로 볼 수도 있고, 통념과 달리 볼 수도 있다. [봄B스쿨 경영산책]은 비즈니스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려는 작은 시도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가나 기업에서 최고 의사결정자의 의사결정은 매우 중요하다. 그들이 오판하면 국가나 기업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2007년 애플의 아이폰 출시에 대응하지 못한 모토로라, 노키아 휴대폰이 자취를 감춘 게 좋은 예다. 판단 오류는 개인의 선택적 지각이나 확증편향 및 집단사고 등에서 시작된다. 이런 현상은 심리학에서 규명한 지 이미 오래됐지만, 현장과 일상생활에서 여전히 끊임없이 발생한다.

1960년대 초 미 육군은 '해외군사문화 대학원'을 설립, 최고지휘관의 인지적 편향성 방지 교육에 나섰다. 이들은 '레드팀'을 구성했는데, 레드팀은 모의 군사훈련에서 아군(블루팀)을 공격하는 가상 적군 역할을 했다. 적군 입장에서 행동하고 사고한 결과, 아군의 허점을 파악하려 한 것이다. 2001년 9·11 테러 당시 조지 테닛 CIA 국장은 테러범 입장에서 미국 대테러망을 뚫는 레드셀(Red Cell)팀을 만들기도 했다. 레드팀 구상은 민간 보안업계도 이어받았다. 해당 업계에서는 보안시스템의 허점을 발견해 주는 해커팀을 레드팀이라고도 부른다. 1802년 창립된 글로벌 리딩 화학업체인 듀폰도 신규사업 진출과 사업철수와 관련된 의사결정 때마다 레드팀을 활용해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오류 가능성을 제어하는 레드팀이나 레드셀의 존재는 비즈니스의 성공 가능성을 그만큼 높여준다. 회사 결정을 적극 따르는 직원들도 필요하지만 직언을 하는 직원들도 있어야 한다. 전자에는 간신들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지만, 후자에는 애사심을 가진 진정한 충신이 있을 수 있다. 현명한 경영자라면 직원도 사랑해야 하지만, 뼈아픈 직언도 사랑해야 한다.

이춘우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