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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수와 경영

입력
2022.08.14 19:0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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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우
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사)기업가정신학회 명예회장

편집자주

보는 시각과 시선에 따라서 사물이나 사람은 천태만상으로 달리 보인다. 비즈니스도 그렇다. 있었던 그대로 볼 수도 있고, 통념과 달리 볼 수도 있다. [봄B스쿨 경영산책]은 비즈니스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려는 작은 시도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주 시간당 141.5㎜ 폭우로 큰 피해가 났다. 안타까운 일이다. 1907년 기상 관측 후 시간당 최대 강수량이라는데, 1984년에도 집중호우로 맨홀에서 하숫물이 솟구치며 홍수가 난 적이 있다. 그 후에도 배수가 안 돼 강물이 범람하거나 산사태로 토사가 가옥을 덮치는 등 폭우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강수량 데이터를 보면 그 세기가 점점 강해지고 있는데, 당국은 이 점에 주목하고 미리 대비했어야 했다. 사실 치수는 고대부터 국가의 제1과제였다. 물자원은 부족해도 문제지만 너무 많아도 문제였다. 치수 시스템이 크게 발달한 지금도 정확한 물자원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경영에도 치수관리에 해당하는 것이 있다. 돈이 그렇다. 신생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받으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큰돈이 잘 관리되지 않으면 탈이 생긴다. 자금이 지나치게 풍부하면 창업정신이 흐려지고, 일에 대한 열정이 식어버리기도 한다. 투자하지 않고 사내유보금만 쌓아 놓는다는 비난이 일어나기도 한다. 스타트업에서는 투자자들의 경영간섭이 심해져 사업방향이 흔들리고 창업자와 갈등하기도 한다. 구성원 사이에 분배에 대한 불만과 갈등이 생겨 분열하기도 한다. 창업멤버나 유능한 임직원들이 갑자기 퇴사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로또 당첨으로 가족들 간에 심각한 불화가 생겨 가정이 파탄 나는 경우와 비슷할 수 있다.

나라에서 치수(治水)가 중요하듯이 기업 구성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경영에서의 치금(治金)이다.

이춘우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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