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트럼프의 욕심, "11월 공화당 승리보다 2024년 대선이 중요"

입력
2022.09.06 19:00
25면
0 0
박홍민
박홍민미국 위스콘신주립대 정치학과 교수


트럼프가 주무른 공화당 당내 경선
이길 후보만 골라 지지하고 생색
트럼프식 저질 선거운동 확산 우려

2022년 중간선거를 위한 민주, 공화 양당의 당내경선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이 중 공화당 경선의 특징은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의 영향력 강화라고 요약하는 듯하다.

연방 상·하원의원 그리고 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선출직 중 트럼프가 지지선언을 한 후보는 총 222명이었다. 이들 중 8월 말까지 94% 정도가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했다. 엄청난 승률이다. 그런데,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가지 특이한 패턴을 찾을 수 있다.

첫째, 경선에 승리할 확률이 높은 후보 위주로 지지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가 현역을 지지한 경우는 총 145명이었는데, 전체의 65% 이상이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현역 정치인들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대개 90% 정도 재선에 성공했다. 아니나 다를까, 145명 중 단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이번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했다. 다른 측면도 보자.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가 지지선언을 하기 전 이미 경선 승리가 분명해 보였던 경우는 총 199명으로 86% 가까이 된다. 오하이오주 연방 상원의원 경선에서 트럼프 지지선언으로 대역전승을 거둔 밴스 후보는 오히려 드문 케이스이다.

둘째, 연방의회 다수당 탈환이나 주요 주지사 선거의 승리가 목표가 아니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22명의 트럼프 지지 후보 중 겨우 18명만이 민주당 현역을 물리치기 위한 경우였다. 특히, 민주당 현역 연방 상원의원과 싸우는 공화당 도전자 14명 중 3명만이 트럼프의 지지선언을 받았다. 또,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연방하원 지역구 도전자 60명 중 오직 4명만을 트럼프는 선택했다.

요약하자면, 트럼프 지지선언의 목표는 공화당의 중간선거 승리가 아니라, 2024년 대선을 위한 트럼프 개인의 부각이다. 특히, 자신의 영향력이 높아 보이는 지표나 숫자를 올리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하니 최소 550여 개의 선출직 자리 중 40% 정도의 특정 후보군에게만 지지의사를 밝힌 것이다. 현재의 94% 경선 승률만 보면, 영향력이 "높아 보이도록" 선택과 집중을 잘 한 듯 보인다.

이 점을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또 다른 통계도 있다. 트럼프가 지지의사를 밝힌 후보들 중 71.6%인 159명은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했다. 전체 공화당 후보들 중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이들이 절반 정도인 것과 대비된다. 지난 2021년 1월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하원의원들에게 보복도 했다. 이들 10명 중 일찌감치 은퇴한 2명을 제외하고 8명이 공화당 경선에 나섰는데, 트럼프는 7명에 대해 낙선운동을 했다. 그리고, 6명이 본선진출에 실패했다.

그런데, 트럼프가 미친 영향은 좀 더 심각하다. 최근 뉴욕대학교 연구팀은 2020년과 2022년 연방의회선거에서 후보들이 어떠한 뉴스를 인용하며 선거운동을 하는지 조사해 보았다. 2020년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의 1%, 공화당 후보의 8% 정도가 신뢰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뉴스를 후보의 선거캠페인에서 이용했다. 그런데, 2022년에는 민주당 후보의 2%, 공화당 후보의 36%가 그러했다. MSNBC의 신뢰도가 낮다고 평가되는 등 이념적으로 특정 매체에 국한되지 않은 지표를 사용했음에도, 공화당 후보들의 최근 증가 패턴이 두드러져 보인다.

2022년 공화당 후보들만 따로 분석해 보면, 현역의원은 6%만 신뢰하기 어려운 뉴스를 캠페인에 사용했지만, 현역이 아닌 경우는 그 비율이 45%에 달한다. 2016년과 2020년 트럼프가 펼친 선거운동 및 정치의 방식이 공화당 정치인 특히 신인에게 널리 확산되는 추세로 보인다. 당장 이번 중간선거에 효과적일지도 논쟁거리이고, 장기적으로 공화당에 도움이 될지는 더군다나 더 아리송하다.

박홍민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정치학과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