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사망자에 도움 못 준 '서울시민안전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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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사망자에 도움 못 준 '서울시민안전보험'

입력
2022.09.08 15:00
수정
2022.09.0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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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사고 당한 시민에 보험금 지급 불구
올해부터 자연재해 사망 보장 항목 제외
서울시, 실효성 논란에 뒤늦게 혜택 추가

지난달 12일 일가족 3명이 폭우로 참변을 당한 서울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고인들을 추모하는 조화가 놓여 있다. 뉴시스

서울시가 2020년부터 안전사고를 당한 시민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서울시민안전보험'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지난달 수도권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들은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올해부터 자연재해 사망을 보장 항목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민안전보험은 화재나 대중교통 사고, 스쿨존·실버존 내 교통사고 등으로 사망하거나 다친 시민들과 후유장해를 입은 이들에게 서울시와 계약한 보험기관에서 최대 2,000만 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사고 당시 서울시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시민은 가입 절차 없이 누구나 보험금을 받을 수 있으며, 사고 발생일로부터 3년 안에 직접 청구하면 된다. 시민안전보험금은 개인적으로 가입한 다른 보험과 관계없이 중복 지급이 가능하다.

자연재해 사망의 경우 제도 시행 초기부터 보장 항목에 포함돼 1,000만 원을 지급하도록 돼있었지만 올해부터 빠졌다. 재난 발생 시 지급되는 재난지원금과 시민안전보험금의 중복 지급 되지 않을 수 있어 신중검토하라는 행정안전부 방침에 따른 것이었다. 지난 2년간 청구된 121건 중 자연재해 사망으로 인한 청구가 5건밖에 안 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지난달 8일과 9일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물폭탄'이 쏟아지며 서울에서만 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본래 보험금을 받을 수 있었던 피해자들이 전혀 혜택을 못 받게 된 것이다.

서울시는 제도의 실효성 논란이 일자 뒤늦게 지침을 바꿨다. 이달 1일 다시 자연재해 사망을 보장 항목에 추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난지원금과 중복 지급해도 문제가 없다는 법제처 유권해석을 받았다"며 "태풍 등 향후 있을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추가 가입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를 두고 "이상 기후로 자연재해가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물"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피해가 잇따른 7일 경북 포항시 오천시장에서 진흙으로 뒤덮인 슬리퍼 한 짝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포항=뉴시스

올해로 시행 3년 째인 시민안전보험의 인지도가 너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강훈 참여연대 변호사는 "시민들이 제도 자체를 몰라서 보험금을 청구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서울시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이외에도 현재 전국 지자체 243곳 중 236곳에서 유사한 안전보험 제도를 운영 중이다.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도 자연재해 사망자에 대해 최대 2,000만 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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