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불만의 겨울' 온다... 화석연료 회사에 횡재세 부과를"

“비료시장 안정 못하면 식량 위기로 이어져”
“인플레이션 해결 위한 다자협력 강화해야”
“횡제세 부과로 글로벌 환경문제 해소”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으로 인한 식량위기, 인플레이션, 에너지 위기 등 전 세계의 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불만의 겨울(winter of discontent)'을 예고했다. 그는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 협력을 강조하면서 글로벌 환경문제 해소를 위해 화석연료 회사들을 대상으로 한 횡재세 도입을 촉구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첫날 연설에서 "세계가 위험에 처했다. 그리고 마비됐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으로 인한 각종 위기와 국제협력의 부재 문제를 경고했다. 그는 "세계는 큰 곤경에 처했다. 분열이 깊어지고, 불평등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전쟁으로 인한 식량 부족과 공급망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올해는 충분한 식량이 있지만, 분배가 문제"라고 지적한 것이다. 이어 그는 "러시아산 비료 수출에 대한 남아 있는 장벽을 모두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료시장이 안정되지 않으면, 비료 공급 부족이 식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인플레이션 등 전 지구의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 협력 필요성도 그는 강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생활비가 치솟고, 신뢰가 허물어지며, 불평등이 폭발하며, 사람들이 다치고 있다"며 "우리는 국제사회의 거대한 기능 고장 속에 꽉 막혀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와 같은 다자 협의체가 이 같은 문제 해결에 제 기능을 해야 하는데 “어떠한 협력도 대화도 없는 G낫싱(G-nothing)이 될 위험에 처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러면서 그는 글로벌 환경문제 해소 방안의 하나로 화석연료 업계에 횡제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구가 불타고 가계부가 쪼그라드는 가운데 화석연료 업계는 보조금과 횡재이익으로 수천억 달러의 돈방석에 앉았다"며 "모든 선진국들에 화석연료 회사들의 횡재이익에 대한 세금 부과를 촉구한다"며 횡재세 부과를 공식 요청했다.

그는 "우리가 끝내야 할 또 다른 전투는 자연에 대한 우리의 자살적 전쟁"이라며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45% 감축해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달 초에도 글로벌위기대응그룹(GCRG) 보고서 발간을 계기로 기자회견을 열어 석유·가스회사들에 대한 횡재세 부과를 공론화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