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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위원장에 '국정교과서 편찬위원' 이배용...편향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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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위원장에 '국정교과서 편찬위원' 이배용...편향성 논란

입력
2022.09.22 17:01
수정
2022.09.22 17:1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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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용 전 이대 총장, 국정교과서 편찬위원 출신
야당 "사회적 합의 기대하기 어렵다" 반발
편향성 논란 안고 27일 국가교육위 출범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중장기 교육정책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하는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초대 위원장에 박근혜 정부 때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주도했던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이 내정됐다. 백년대계인 교육 정책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위원장 자리에 편향된 교육 정책으로 논란이 일었던 인사가 합류하면서, 국교위가 이념 대립의 장이 될 거라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22일 교육부는 교원단체 추천 몫 2명을 제외한 19명의 위원 명단을 공개하며 27일 국교위가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21일 국교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68일 만에 '늑장 출범'하게 된 것이다. 국교위는 2024년 초등학교 1, 2학년, 2025년부터 중·고등학교에 순차적으로 적용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연말까지 심의·의결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문제는 교육과정 심의를 주도할 위원장부터 정치적 편향성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단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내정한 이배용 전 총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을 지낸 보수 성향의 역사학자로, 당시 청와대 추천으로 국정교과서 편찬심의위원으로 활동했다. 국정교과서는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기술해 1919년 수립된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한다는 비판을 받았고, 독립운동의 의미를 축소하거나 친일파와 관련한 서술을 줄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같은 비판에 결국 박근혜 정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철회한 바 있다.

야당은 이 전 총장의 위원장 내정에 반발하고 있어 국교위가 출범하더라도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교육위원장인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전 총장에 대해 "대다수 국민이 반대한 국정교과서를 추진했던 핵심 인사"라며 "임명된다면 위원회 설립 취지인 사회적 합의, 정치적 중립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다른 위원들에 대해서도 정치적 편향성과 전문성 부족에 관한 우려가 나오지만, 교육부는 뾰족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강혜련 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김정호 전 자유기업원 원장, 천세영 전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을 위원으로 지명했다. 강 전 이사장은 이화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17, 18대 총선 공천심사위원을 맡았다. 김 전 원장은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로 보수 성향 경제연구소인 자유기업원을 이끌었고,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유치원 3법에 대해 "사립유치원의 실질적 국유화"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위원들의 정치적 편향성·전문성 논란에 대해 "국교위 법에 교육전문가뿐 아니라 경제, 사회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가 참여하도록 돼 있다"거나 "(이배용 전 총장이) 중립적인 역할로 위원장직을 잘 수행할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오석환 교육부 국교위설립준비단장은 이 전 총장의 위원장 내정과 관련해 "교육부가 별도의 판단 절차를 진행하는 건 아니다"라며 "지명된 위원에 대해 교육부가 의견을 제시할 권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교원단체 추천 몫인 위원 2명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국교위 출범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교원단체 중 가입자 수가 많은 두 곳이 추천권을 갖는데,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이를 두고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국교위 위원 21명 중 교원단체 추천 몫 2명을 제외한 19명의 명단. 교육부 제공

국교위 위원 21명 중 교원단체 추천 몫 2명을 제외한 19명의 명단. 교육부 제공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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