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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미국 기밀 폭로' 스노든에 시민권 부여… 미 "징집되겠네" 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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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미국 기밀 폭로' 스노든에 시민권 부여… 미 "징집되겠네" 냉소

입력
2022.09.27 09:0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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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미국의 불법 도·감청 폭로 뒤 러시아 망명
사면 여론에도…미 "불법 행위, 법의 심판 받아야"

2013년 미국의 불법 도청과 감청 실태를 폭로한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 AP 자료사진

2013년 미국의 불법 도청과 감청 실태를 폭로한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 AP 자료사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과거 미국 정부의 무차별적 정보 수집 실태를 폭로한 전직 미국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에게 러시아 시민권을 부여했다. 스노든은 현재 러시아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연방 헌법에 따라 1983년 미국 출생 스노든을 러시아 연방 시민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스노든과 함께 시민권을 획득한 57명의 명단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스노든은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에서 근무하던 2013년 6월, NSA를 비롯한 국가 정보기관들이 국내외 일반인의 통화 기록과 인터넷 사용 정보 등을 불법적으로 수집하고 사찰해 온 사실을 언론에 고발해 전 세계적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미국을 탈출해 홍콩에 은신하던 스노든은 러시아를 거쳐 남미로 도피하려다가 미국의 여권 말소 조치로 러시아 모스크바국제공항 환승 구역에서 발이 묶였고 결국 러시아에 남게 됐다.

임시 거주권을 받아 생활하던 도중에 2017년 곡예사 출신 여성과 결혼했고, 2020년 10월에는 미국의 영주권에 해당하는 영구 거주권도 받았다. 스노든은 독일과 폴란드 등 27개국에 망명을 요청했지만,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나라가 미국의 보복을 우려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에선 스노든 사면을 촉구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스노든이 간첩 혐의로 재판받아야 한다면서 러시아 정부에 줄곧 스노든 송환을 요구해 왔다.

스노든이 러시아 시민이 됐다는 소식에 미국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스노든 관련 관련 질문이 나오자 “스노든의 시민권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스노든이 미국으로 돌아와 다른 미국 시민과 마찬가지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우리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어쩌면 유일하게 달라진 것은 러시아 시민권 부여로 이제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도록 징집될 수도 있겠다”고 꼬집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푸틴 대통령이 지난 21일 자국 예비군을 대상으로 대규모 동원령을 내린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스노든이 징집될 가능성에 기뻐하는 것 같다’는 한 기자의 지적에 “내 목소리에 감정을 담지 않았다. 난 그저 스노든이 러시아 시민으로서 러시아 법령을 적용받게 됐다고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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