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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열의 반짝이는 현재, 더 빛나게 될 미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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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열의 반짝이는 현재, 더 빛나게 될 미래 [인터뷰]

입력
2022.09.28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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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직한 후보2', 28일 개봉
비서실장 박희철 역의 김무열

김무열이 인터뷰를 통해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NEW 제공

김무열이 인터뷰를 통해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NEW 제공

'초심'을 지킨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주변 환경이 바뀌고 스스로의 위치가 달라지면 간절했던 시절의 마음은 잊히기 십상이다. 연예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무명 배우가 하루아침에 일약 스타로 떠오르기도 하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다 무섭게 추락하기도 한다. 그래서 초심이 더 강조되곤 한다.

수많은 이들의 희로애락이 범람하는 이곳에서 늘 고요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우가 있다. 바로 김무열이다. 10년 전 영화 '은교' 인터뷰 차 만났을 때 그는 이미 뮤지컬계 스타였다. 무대에서 다져진 연기 내공은 카메라 앞에서도 빛을 발했다. 그러나 당시 김무열은 스스로에게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제 연기는 후지다. 원래 저 자신에게 야박한 편"이라고 털어놓은 그는 "앞으로도 저한테는 가혹하게 할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코미디 영화 '정직한 후보2'로 돌아온 김무열을 지난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10년이 지났고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올렸음에도 그는 여전히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었다. 연기에 정답은 없지만, 김무열은 확신이 들 때까지 계속 의심하고 연구하는 타입이다.

혼자 돋보이는 연기는 지양한다는 김무열

그의 연기가 높게 평가되는 이유는 캐릭터가 눈에 띄면서도 극의 흐름을 해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자신의 몫에만 집중하다 보면 작품은 죽고 캐릭터만 사는 불상사가 생기곤 한다. 김무열은 이를 무엇보다 경계하는 사람이다.

"원래 성향상 눈치를 많이 본다"며 웃던 그는 "제가 받은 역할이 그 극 안에서 기능적으로 해내야 할 몫이란 게 있는 거고, 몫 이상을 하는 게 좋을 때도 있지만 해가 될 때도 있다. 눈치를 봐가면서 할 정도의 판이 되면 고민들을 같이 나눠서 만들어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장르를 좋아하지만 블랙코미디 장르를 특히 좋아한다. 매우 진지하지도 매우 웃기지도 않고, 여러 가능성이 열려있는 작품인 거 같아서다. 연기하는 데 있어서도 일차원적인 표현 안에서 연기를 해내느냐, 많은 걸 담아서 복합적으로 표현하느냐의 부분이기도 한 거 같아 고민을 많이 한다"며 "(연기할 때) 내가 돋보이려고 하는 것도 지양하는 편이다. 작품에 잘 어우러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무열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도전에 나설 생각도 갖고 있다고 고백했다. NEW 제공

김무열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도전에 나설 생각도 갖고 있다고 고백했다. NEW 제공


예능 출연을 기피했던 까닭

'은교' 이후 '연평해전' '기억의 밤' '인랑' '악인전' '침입자' '보이스' 등 다양한 영화에서 존재감을 발휘한 김무열은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높은 흡인력을 자랑한다. 어쩌면 연기 외적인 그의 모습을 매체에서 접할 기회가 없어 일종의 신비감을 유지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수많은 배우들이 예능에 도전하는 요즘, 김무열 역시 고민에 빠졌다. 지금까지는 일부러 예능 출연을 기피해온 것이 사실이다. 처음 연기를 배울 때부터 극 안의 존재로서의 모습을 우선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았고, 배우로서 그런 마음가짐을 품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트렌드가 변하고 소통이 우선시되는 시대인 만큼 그 역시 새로운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한 선배 배우가 인터뷰에서 예능에 대해 말한 걸 봤어요. 배우가 예능하는 것을 추천하는 이유가 자기가 보지 못한 자기 모습을 객관화시켜서 보게 되니까, 어떻게 행동하고 말하고 반응하는지를 여러 대의 카메라 앞에서 보여줄 시간을 가지게 되니 좋다고 하셨죠. 배우가 먼저 자신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었어요. 저도 그걸 보고 (예능을) 피해야겠다는 생각은 많이 사라졌어요. 흐름 속에 맡기고 보여줄 때가 되면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배우 생활을 지속하고 연차가 쌓이면서 김무열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숙제가 있는 직업이기에 부담감도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면 뭐든 도전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실제론 유쾌한 성격... '정직한 후보2'에 녹여냈다

김무열을 오랜 시간 가까이에서 지켜본 측근들은 그를 '유쾌한 사람'이라 말한다. 작품 속에서 진지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종종 보여왔지만 실제로는 센스도 있고 주변을 즐겁게 해주는 성향이란다. 이에 대해 김무열은 "편안한 사람들 앞에서의 내 모습이랑 밖에서 일하면서 내 모습은 많이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코미디 연기를 할 때 편안한 상태에서 할 수 있느냐 없느냐도 승패가 갈리는 거 같아요. 환경에 따라 다른 결과물이 나오는 거죠. '정직한 후보2'의 경우 배우들끼리 친분이 쌓인 속에서 작업하고 서로 자기 일처럼 도와주다 보니 아주 편한 상태로 연기할 수 있었죠. 제가 아주 가까운 지인들에게 보여준 모습을 녹여서 연기했어요."

라미란 김무열 주연의 코미디 영화 '정직한 후보2'는 개봉 첫날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개봉 전 시사회 반응도 좋았다. 김무열은 라미란에게 특히 감사하는 마음을 드러내며 "누나는 독보적인 배우다. 존경하는 선배고 전작도 참여하게 된 큰 이유 중 하나가 라미란 누나였다"며 "누나랑 함께 한다니까 믿고 따라가는 거다"라고 말했다.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박한 평가를 하는 김무열에게 '그래도 내가 이건 잘했다'고 생각하는 게 무엇인지 물었다. 그랬더니 "전작과 비교해 보자면 라미란 누나가 분량에 대한 부담을 나 덕분에 덜어냈다고 하더라. 그리고 김무열이 웃겼다고 했는데, 기능적인 역할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이렇게 말하려니 겸연쩍다"면서 웃었다.

"전편에서도 코미디 연기를 함께 하긴 했지만 그땐 리액터 역할을 했다면, 이번엔 액팅을 직접 쏟아내야 하고 안에 들어가서 연기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난 재밌던데' '보는 내내 즐거웠다' 등의 리뷰가 있으면 제 역할을 성공적으로 했다고 느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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