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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많이 못 아끼면 엘리베이터 멈춘다" 겨울철 앞두고 긴장하는 공공기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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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많이 못 아끼면 엘리베이터 멈춘다" 겨울철 앞두고 긴장하는 공공기관들

입력
2022.11.26 10: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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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 현장, 직원들 사택까지 에너지 절감 대상
매달 실태조사 실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반영
"공공기관만 쥐어짜서는 성과 기대 어려워...
에너지 절감 관련 전 국민적 인식 개선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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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전력거래소에는 이달 초 '에너지지킴이'가 새롭게 등장했다. 부서마다 관리자 1명, 직원 1명 등 2명씩을 지킴이로 뽑았는데, 이들은 점심 시간에 사무실 곳곳을 돌아다니며 컴퓨터 전원 끄기, 난방 온도 확인 등 직원들이 에너지 절약을 잘 실천하는지 챙긴다. 전력거래소는 이밖에도 정수기 온수를 쓰지 않고, 일부 승강기는 이용하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 월별 에너지 절감 실적에 따라 승강기 운행 전면 중단도 고려하고 있다. 직원들은 계단을 오르내려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 드리운 에너지 위기의 그림자 속에서 에너지 공공기관들이 겨울을 앞두고 에너지 절감을 위한 마른 수건 쥐어짜기에 나섰다. 난방 기구와 조명 이용을 제한하는 건 기본, 직원들 사택까지 에너지 절감에 동참시키는 등 각 사마다 나름의 아이디어와 전략으로 승부하고 있다.



발전소 현장, 직원 사택까지 에너지 절감 대상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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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과감한 목표를 내건 곳은 동서발전이다. 25일 동서발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발전 설비 운전 방법 개선 및 에너지 진단 강화 등을 통해 매달 평균 전력 사용량을 월 1,586㎿h(메가와트시) 이상 줄일 예정이다. 4인 가구 기준 430가구의 연간 전력 사용량에 맞먹는 양이다. 발전소 내 소비전력률로 따지면 약 1%포인트를 줄이는 셈이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1%포인트가 적어보이지만 이미 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줄여왔기 때문에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안정적 전력 공급이 최우선 과제였지만 최근 설비 신뢰도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감 쪽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며 "동절기 동안 발전소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찍어보자는 차원에서 목표를 정했다"고 말했다.

③서부발전에너지 절감을 위해 직원 사택의 전력 사용까지 감축 대상에 올렸다. 사택 실내체육시설의 난방 온도를 사무실과 같은 17도 이하로 조정하고, 사택 바깥 조명을 끈다. 사무실에서는 에너지절약 5대 실천강령 외에 홍보 전광판이나 전시관 등도 소등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겨울철 에너지 절약 5대 실천강령으로 ①건물 난방온도 17도로 제한 ②겨울철 전력피크 시간대 난방기 순차운휴 ③근무 시간 중 개인난방기 사용금지 ④기념탑, 분수대, 교량 등 공공기관에 설치된 경관조명 소등 ⑤업무시간 3분의 1 이상, 비업무시간 및 전력피크 시간대 실내조명 2분의 1 이상 불 끄기 등을 내놨다.



"전 국민적 인식 개선 필요" 목소리도 나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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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공공기관들이 여느 때와 달리 대대적으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건, 올겨울 에너지 수급 상황이 그만큼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초부터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에너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이로 인해 지난달 말까지 국내 원유,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 증가액이 716억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에너지를 많이 쓰는 우리나라 전력 소비는 8월까지 4% 증가하는 등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도 이번에는 에너지 절감을 단순한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매달 실태 조사를 벌여 에너지 감축 실적을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또 제한 조치를 어길 경우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를 물릴 방침이다.

다만 공공기관만 쥐어짜서는 동절기 에너지 위기를 넘기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선제적으로 감축에 나서긴 했지만 전 국민적 차원의 에너지 절감 없이는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참에 에너지를 아껴써야 한다는 인식이 만들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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