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2년간 매일 10㎞ 뛰었다…네이버 전무가 말하는 '모닝루틴'의 힘

알림

2년간 매일 10㎞ 뛰었다…네이버 전무가 말하는 '모닝루틴'의 힘

입력
2023.03.01 04:30
수정
2023.03.01 16:06
19면
0 0

원윤식 네이버 전무, 2003년 심근경색으로 달리기 시작
2년 전부터는 매일 새벽 10㎞씩 달려
"남들 졸음 참으며 출근 때 뭔가 성취감 갖고 하루 맞아"
"나만의 루틴 만들고 이룰 때 자신감 생겨"

원윤식 네이버 전무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김영원 인턴기자

원윤식 네이버 전무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김영원 인턴기자


"진짜 나가기 싫은 날도 있죠. 그럴 땐 아무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옷을 입고 일단 문만 열고 나가면 됩니다. 문만 공략하면 그다음부터는 쉽거든요."

원윤식 네이버 전무


새해를 맞으면 누구나 한 해 계획을 세운다. 영어 공부, 다이어트 등 목표를 이루기 위해 꼼꼼하게 실천 목록을 만들고 각오를 다지지만 작심삼일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또 연말이 되면 한 해 동안 한 게 없다며 스스로를 원망한다.

매일 기자와 국회 관계자들을 만나고 상대하는 원윤식(53) 네이버 대외커뮤니케이션 전무는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매일 새벽 10㎞씩 2년을 달렸다. 1년 전부터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달리면서 들었던 생각이나 감정을 그의 블로그 '매뛰남(매일 뛰는 남자)'에 적었다. 그가 남긴 글들은 지난 달 13일 '끔찍해서 오늘도 달립니다'라는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지난 달 15일 원 전무를 만나자마자 '어떻게 하루도 빼놓지 않고 뛸 수 있었나'라는 질문부터 던졌다. 그는 웃으며 "이젠 뛰지 않으면 끔찍하다"고 했다.



매일 5시 30분 기상, 하루 10㎞ 달려

원윤식 네이버 전무가 2022년 9월 '철원DMZ 국제평화마라톤' 완주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본인 제공

원윤식 네이버 전무가 2022년 9월 '철원DMZ 국제평화마라톤' 완주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본인 제공


그가 처음 달리기 시작한 것은 20년 전. 2003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그는 건강을 챙기기 위해 운동화 끈을 고쳐 맸다. 8년 전부터는 건강 달리기를 넘어 북한강 100㎞ 마라톤, 지리산 화대 종주 48㎞ 마라톤에도 나가는 '울트라 러너'로 탈바꿈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바깥 일정이 줄고 여유가 생기자 매일 뛰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한다. "매일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나 별일 없으면 평일에는 10㎞, 주말에는 평일에 못 채웠던 만큼 더 뛰어서 20㎞씩 뛰죠."

매일 아침 달리기는 그의 생활의 일부가 됐다. 하지만 그런 그도 영하 17도의 추운 아침이나 과음을 한 다음 날은 힘에 부친다고 고백했다. 원 전무는 그러면서도 "'안전한' 이불 속에서 잠시 행복함을 느꼈다가 하루 종일 찝찝하기보다는 그냥 일어나서 나가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어 계속한다"며 "이제는 안 뛰면 화장실에 갔다가 뒤처리를 안 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자신과 약속을 지키는데 도움이 됐다. 그가 네이버에서 맡은 업무 중 하나는 인플루언서들이 블로그에서 활동하는 것을 돕는 일. 이에 그도 블로거가 돼봐야겠다는 생각에서 매뛰남 블로그를 열었다. 그는 "매일 내가 올린 글을 보러 오는 사람이 있는 만큼 하루라도 건너뛰어서는 안 되겠다는 책임감도 들었다"며 "여름쯤 되니까 더 이상 쓸 말이 없어 콘텐츠를 위해 지난해에만 5개 마라톤 대회를 나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루틴 만들고 실천해 보기 추천

원윤식 네이버 전무가 매일 뛰고 그의 생각을 남긴 '매뛰남' 블로그. 블로그 캡처

원윤식 네이버 전무가 매일 뛰고 그의 생각을 남긴 '매뛰남' 블로그. 블로그 캡처


새벽마다 달리러 나가는 그를 두고 가족들의 반응은 어떨까. 원 전무는 "골프처럼 돈이 나가는 취미도 아니고 낚시처럼 장시간 어디 다녀오는 것도 아니어서 정작 와이프나 자식들은 무관심하다"며 "다만 내가 뛰는 걸 보고 고도 비만이었던 동생이 자극을 받아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15㎏나 살을 뺐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 역시 매일 달리기를 통해 건강도 되찾고 삶에 대한 자신감도 얻었다. 그는 "남들이 졸음과 싸우며 출근할 때 나는 이미 뭔가를 해내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라며 "하루하루 자신감 넘치게 살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주기 때문에 힘들어도 이불을 박차고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몸이 무거워질까 봐 과식도 하지 않고 되도록 회식도 오후 9시 이전에 끝낸다. 일상 자체가 새벽 달리기에 초점을 맞춰 돌아가는 셈이다.

그는 주위 동료나 후배들에게 꼭 달리기가 아니어도 자신만의 습관(루틴)을 만들고 이를 달성해 보라고 추천한다. 마치 운동선수들이 컨디션을 유지하거나 긴장을 풀기 위해 특정 동작이나 습관을 되풀이하는 것처럼 말이다. 네이버에서 전무까지 오른 사회생활 '만렙'의 조언이다.

"올해가 직장 생활 27년 차예요. 남의 돈을 번다는 것이 정말 힘든 거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죠. 저처럼 아침에 뛰든, 내 방 정리를 하고 나오든 뭐라도 하나의 루틴을 지키고 나오면 인생을 견디는 데 좋은 무기가 되지 않을까요?"


안하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