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3월 29, 30일 美 주도 '민주주의 정상회의' 주재한다

화상회의로 110여 개국 정상 참여 예정
반(反)중국ㆍ러시아 성격 미 주도 회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프놈펜=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한다. 이 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해 2021년 시작된 것으로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대응 차원이지만, 사실상 미국의 반(反)중국ㆍ러시아 전략에 뜻을 함께하는 국제회의 성격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에 대한 논의를 이끌며 4월 말 방미를 앞두고 미국과 최대 밀착 행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29, 30일 미국, 코스타리카, 네덜란드, 잠비아 정상과 함께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공동 주최할 예정”이라며 “윤 대통령은 ‘경제성장과 함께하는 번영’이라는 주제로 (29일 본회의) 첫 번째 세션을 주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29일 각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본회의가 화상으로 30일 장관급 지역회의가 대면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공동주최국 5개국 정상이 각각 주최하는 5개 세션 중 첫 번째 세션인 ‘경제성장과 함께하는 번영’을 맡았다. 윤 대통령은 해당 세션에서 자유민주주의가 바탕이 된 한국의 역사와 그로 인한 경제성장, 자유ㆍ민주ㆍ법치를 공유할 수 있는 국가 간 연대를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김 실장은 “국제사회 도움으로 전쟁과 가난을 극복하고 민주화된 선진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이 그동안의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국제사회에 기여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윤 대통령이 자유와 연대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이행하는 모습을 국내외적으로 보여줌으로써 한국에 대한 정책적 신뢰도를 제고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 날인 30일엔 박진 외교부 장관이 ‘부패 대응에 있어 도전과 성과’를 주제로 회의를 주재한다.

윤 대통령의 이번 회의 주재는 4월 말 미국을 국빈방문해 동맹 관계를 격상하기에 앞서 동아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 안보ㆍ경제 복합 위기의 해법을 미국과 함께 구상하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차원이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 3기에 들어간 중국과 러시아가 관계를 공고히 하는 상황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가치 공유 국가들이 포괄적 협력을 이루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는 제1차 회의에 이어 이번에도 초청받지 못했고, 중국과 무력 분쟁 중인 대만은 회의에 참석한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참가국 선정은 주최국인 미국이 여러 요소를 검토하고 공동 주최국과 협의를 통해 확정 짓는 과정을 거쳐왔다”며 “특정 국가를 배제한다거나 그런 이분법적 틀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