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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 아닌 자본주의 체제의 사회적 삶으로 '이미' 통일된 남북한"

입력
2023.03.30 15: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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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옥 캐나다 요크대 교수 신간 '자본의 무의식'

2002년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북한의 동생 오유범씨가 누님 오미생씨를 만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2년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북한의 동생 오유범씨가 누님 오미생씨를 만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근 남북통일 문제에 대한 젊은 세대의 무관심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때 통일의 기본 전제는 당연히 영토의 통합과 정치 환경의 변화다. 하지만 세계 자본주의의 변화를 연구해 온 박현옥 캐나다 요크대 교수는 영토적 통일을 당연시하는 기존의 통일 관념을 재고할 것을 제안한다. 그는 "남북한은 이미 자본에 의해 통일됐다"는 도발적 문장으로 시작되는 신간 '자본의 무의식'을 통해 '트랜스내셔널(초국가) 코리아'의 형태로 남북한이 통일된 상태라고 주장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트랜스내셔널 코리아 형태의 통일이란 국가와 영토의 통합이나 이산가족 재결합이 아닌 국경을 넘나드는 한인들의 자본과 노동의 유기적 연결이다. 그는 남한과 북한, 중국의 한인들이 이미 '시장 유토피아'라는 통일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 조선족 이주노동자는 남한의 저임금 서비스 업종을, 이들의 중국 내 빈자리는 북한 이주 노동자들이 메우고 있음을 근거로 제시한다. 따라서 책은 통일 문제를 냉전기의 남은 과제가 아닌 탈냉전기 자본주의 재편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통일의 전제로 여겨지는 사회주의에 대한 자본주의의 승리,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로 수렴되는 세계적 융합, 남한의 산업화와 민주화 성취 등에 근본적 의문을 제기한다. 이를 위해 마르크스주의 등 다양한 이론적 틀과 함께 남북한, 중국을 아우르는 동북아시아 관련 사료, 조선족·탈북자와의 인터뷰 등을 동원했다.

저자는 역사가 '단선적 이행'이 아닌 '반복'임을 강조하면서 반복되는 자본주의 위기를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탈냉전 시기 세계의 자본주의가 한반도에서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 보여주면서 북한 인권 문제와 남북 경제협력이라는 협소한 정치적 스펙트럼에 갇힌 통일 담론을 새롭게 성찰할 것을 촉구하는 책이다.

자본의 무의식·박현옥 지음·김택균 옮김·천년의상상 발행·632쪽·3만8,000원

자본의 무의식·박현옥 지음·김택균 옮김·천년의상상 발행·632쪽·3만8,000원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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