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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도 환호했다는 그 기술… 치매 실종자 CCTV 수색 AI가 대신한다

입력
2023.10.11 14:30
수정
2023.10.11 18:3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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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개발 중인 '에이드 시스템'
치매 노인 앞모습 사진만 있어도 추적
CCTV서 찾는 사람 찾아내고 동선까지
과거 기록 불러 검색하고 실시간 분석
"몇 시간 필요 업무 획기적 단축 기대"

9월 25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김익재 KIST AI·로봇연구소장이 에이드(AIID) 시스템을 시연하는 모습. 에이드 시스템은 다중 CCTV 정보 분석을 통해 대상자를 찾고 동선을 추적할 수 있다. 이성원 기자

"왼쪽에서 세 번째 화면을 보시죠. 각각의 폐쇄회로(CC)TV에 잡힌 우리 연구원(찾을 대상)과 유사한 사람들의 모습이 나옵니다. 왼쪽에 정렬돼 있을수록 일치율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수색 대상이 맞다면, 현장 경찰관은 CCTV마다 대상을 지정하면 됩니다. 그러면 그 사람의 동선을 시스템이 알아서 찾아줍니다."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김익재 KIST AI·로봇연구소장이 전한 말이다. 김 소장은 이날 한국일보에 에이드(AIID) 시스템을 공개했다. 수많은 CCTV에서 수색하고자 하는 사람을 찾아내고 동선까지 척척 추적해주는 시스템이다. 예전 CCTV 기록을 불러와 검색할 수도 있고 실시간 분석도 가능하다.

에이드 시스템은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발주한 '실종 아동 확인을 위한 복합인지 기술사업' 연구로 선정됐으며 올해를 끝으로 사업이 종료된다. 김 소장은 "이 기술이 시군구 CCTV 관제센터에 보급되면 치매 노인이나 실종 아동을 추적하는 데 획기적으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경찰관들이 관제센터에서 CCTV 수십 개를 일일이 돌려보며 실종자를 찾고 있다.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는 동선이 뒤늦게 확인돼 시간이 많이 걸리고 수색 대상자를 놓치는 경우도 있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았다.

김익재 KIST AI로봇 연구소 소장이 지난해 9월 1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화질 밝아도, 어두워도, 흐려도 수초 만에 수색 대상자 검색

기자가 이날 참관했을 때도 수색 대상을 찾는 데 5초가 걸리지 않았다. KIST 안에 설치된 CCTV 10여 개를 불러와 수색 구역을 설정한 후 수색 대상을 세 차례 바꿔가며 찾아봤다. △연구소 내에서 걸어가는 30대(추정) 남성 △KIST 외국인 방문객 △AI·로봇연구소 여성 연구원 등 수색 대상을 변경했지만, 결과 값이 신속하게 뽑혔다. 수초 내에 수색 대상자가 결과창 가장 왼편에 드러났고, 덜 비슷한 사람들일수록 오른편에 정렬됐다. 이후 CCTV 10여 개가 찾은 대상자를 지정하면 동선이 지도에 펼쳐졌다. 위치별 시간까지 꼼꼼히 나타나 수색 대상자가 언제 어디에 있었는지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9월 25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김익재 KIST AI·로봇연구소장이 에이드(AIID) 시스템을 시연하는 모습. 에이드 시스템은 다중 CCTV 정보 분석을 통해 대상자를 찾고 동선을 추적할 수 있다. 이성원 기자

시연에 나선 김학섭 KIST 인공지능연구단 선임연구원은 "CCTV와 수색 대상 간 거리가 멀고 CCTV가 설치된 환경마다 화질 차이가 상당했는데도, 앞모습 사진 하나만 있으면 뒷모습까지 찾아내 정렬해준다"며 "치매 노인이 실종됐을 때 실종 경보 문자에 담긴 사진 하나만 있으면 동선을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수색 현장서 유의미한지 검토 후 내년 시범 도입

경찰청은 실제 수색 현장에서도 이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을지 검증하고 있다. 경기 안양시청 통합관제센터에서 경찰청 담당자와 안양동안경찰서 실종 담당 형사들이 11월부터 두 달간 실제 실종 사건에 이 시스템을 도입해 실증할 계획이다.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다면, 경찰청은 내년에 시군구 한 곳을 정해 시범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지자체에서 유사한 CCTV 관제 기술을 도입한 적이 있지만, 기술 수준이 낮아 일선 형사들이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에이드 시스템의 경우 실제 수색 현장에서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지 따져보고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재 소장은 "재식별 기술을 이용해 CCTV로 수색 대상을 실제 찾을 수 있는 기술은 현재 KIST밖에 없다"며 "이 시스템이 상용화되면 경찰관 한 사람이 몇 시간에 걸쳐 CCTV 수천 대를 분석했던 수고를 10분 이내로 단축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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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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