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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격해지는 말폭탄, 행동으로 옮길까... '적대국' 南 겨냥 무기는[문지방]

입력
2024.02.1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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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4일 오전 해군에 배치될 신형 지상대해상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사격을 지도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4일 오전 해군에 배치될 신형 지상대해상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사격을 지도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편집자주

광화'문'과 삼각'지'의 중구난'방' 뒷이야기. 딱딱한 외교안보 이슈의 문턱을 낮춰 풀어드립니다.

“이제는 우리가 해상주권을 그 무슨 수사적 표현이나 성명, 발표문으로 지킬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무력행사로, 행동으로 철저히 지켜야 한다.”

1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북한의 엄포가 사납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서 남한 공격의사를 명시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를 "전쟁 중에 있는 교전국 관계"라고 칭했습니다. "대한민국 '것들'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거나 "북남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라는 등 감정 서린 여러 발언과 함께 말이죠.

김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도 어김없이 '말폭탄'을 던졌습니다. 그는 "남쪽 국경선이 명백히 그어진 이상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NLL)'을 비롯한 그 어떤 경계선도 허용될 수 없다"고 선언한 뒤 "대한민국이 우리의 령토, 령공, 령해를 0.001㎜라도 침범한다면 그것은 곧 전쟁도발로 간주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급기야는 7·4 남북공동성명을 통해 합의했던, 일종의 '선대의 유훈'이라 할 수 있는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이라는 통일 3대 원칙마저 "(헌법에서) 삭제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7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의 시험발사를 감행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해 7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의 시험발사를 감행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한미일 동시에 긴장시키는 ICBM

이 정도 엄포를 듣고 있자면 '짖는 개가 정말 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지난 14일 김 위원장이 신형 대함미사일 검수사격 시험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한 발언은 그런 불안감을 한층 키웠습니다. "적들이 구축함과 호위함, 쾌속정을 비롯한 전투함선들을 자주 침범시키는 연평도와 백령도 북쪽 국경선 수역에서의 군사적 대비태세를 강화할 데 대한 중요 지시"를 내렸다는 겁니다. 특정 지역을 언급하면서 국지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위험천만한 발언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개에게도 이빨이 있듯 전쟁 역시 맨손으로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전쟁의 위협이 체감 수준으로 강해지는 이유는 김 위원장과 북한이 보여주는 무력체계(무기) 때문일 겁니다.

첫손에 꼽히는 건 역시나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입니다. 지난해 12월 18일 평양에서 동해로 발사한 화성-18형 ICBM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비행거리는 약 1,000㎞, 최고 고도는 약 6,000㎞ 이상으로 알려졌습니다. 고각이 아닌 정상 각도로 발사한다면 1만2,000~1만5,000㎞를 비행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북한은 2012년 4월 최초 공개한 사거리 1만㎞ 추정 '화성-13형' ICBM을 필두로 화성-13 개량형, 화성-14형, 화성-15형, 화성-17형 등을 잇따라 내놓았습니다. 화성-18형은 이 중 가장 최근에 공개한 미사일로 지난해 2월 8일 조선인민군창건일(건군절) 열병식에서 최초 공개됐습니다. 고체연료 추진 방식을 채택해 기존 액체연료 추진 방식이 가진, 발사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을 보완했다는 평가입니다.

무엇보다 북한이 '우주발사체'로 자칭하고 있는 천리마-1형 로켓이 지난해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우주 궤도로 진입시킨 사례를 볼 때, 북한의 ICBM 기술은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발사는 할 수 있지만 탄두가 우주공간에서 대기권으로 다시 돌아올 때 손상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신형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SLCM)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고 29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조선중앙TV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신형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SLCM)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고 29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조선중앙TV 뉴시스


순항미사일 계속해 발사... 무기체계 다종·다각화

하지만 올해 들어 북한은 탄도미사일 도발 카드를 쉬이 꺼내지 않고 있습니다. 1월 14일 평양 일대에서 동해로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 유일합니다.

대신 북한은 순항미사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1월 14일 서해에서 ‘불화살-3-31’ 순항미사일 첫 시험발사에 나섰고, 2주 뒤인 1월 28일에는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2발을 쐈습니다. 노동신문은 SLCM 2발이 각각 7,421초, 7,445초간 동해 상공에서 비행해 섬 목표를 명중 타격했다고 선전했습니다.

1월 30일에도 북한은 화살-2 순항미사일을 서해로 발사했습니다. 사흘 만인 2일에는 서해 인근 내륙에서 바다로 여러 발의 순항미사일 발사 버튼을 눌렀습니다. 북한은 이튿날 공개 보도를 통해 순항 미사일 초대형 전투부 위력 시험과 신형 반항공(지대공)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미사일총국은 대변인 발표를 통해 "해당 시험들은 신형무기체계들의 기능과 성능, 운용 등 여러 측면에서의 기술 고도화를 위한 정상적인 활동의 일환"이라고 밝혔습니다.

신무기도 등장했습니다. 14일에 선보인 ‘바다수리-6’ 지대함 미사일입니다. 2020년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바다수리-6은 '북한판 하푼' 지대함 순항미사일과 유사하다는 평가입니다. 김 위원장이 직접 발사 현장을 찾기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 괴뢰들이 국제법적 근거나 합법적 명분도 없는 유령선인 '북방한계선'이라는 선을 고수해보려고 발악하며 3국 어선 및 선박 단속과 해상순찰과 같은 구실을 내들고 각종 전투함선들을 우리 수역에 침범시키며 주권을 심각히 침해하고 있는 사실"을 거론했습니다.



북한 국방과학원이 조종방사포탄과 탄도조종 체계를 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며 지난 11일 240㎜ 조종방사포탄 탄도조종 사격시험을 진행해 명중성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그 우월성을 검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국방과학원이 조종방사포탄과 탄도조종 체계를 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며 지난 11일 240㎜ 조종방사포탄 탄도조종 사격시험을 진행해 명중성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그 우월성을 검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NLL·수도권 겨냥 방사포탄 업그레이드하기도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NLL 인근에서의 도발을 기정사실화한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입니다. 올해 1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북한은 서해 NLL 해상완충구역에 포병 사격을 퍼부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2일 "국방과학원이 전날 240㎜ 조종방사포탄 탄도조종 사격시험을 진행해 명중성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우월성을 검증했다"며 "방사포 역량을 질적으로 변화시키게 된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240㎜ 방사포탄은 사거리 54~65㎞의 다연장로켓포(MLRS)를 지칭합니다. 북한 전방부대에서 서울까지 거리(50㎞가량)를 충분히 타격할 수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은 황해도 강령 일대에서 연평도로 포격을 퍼부었습니다. 당시 북한은 240㎜ 방사포와 130㎜ 해안포 등을 동원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발언과 240㎜ 방사포 신형 포탄 개발, 지대함 순항미사일 바다수리-6 시험발사를 종합하면 북한이 연평도 포격전이나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인근에서 천안함을 공격한 것과 유사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값비싼 탄도미사일 대신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높은 순항미사일과 방사포로 국지도발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남한을 타격할 수 있는 북한의 무기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3월 9일 남포에서 서해 방향으로 발사한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화성-11라’는 사거리 110㎞ 정도인데, 정확히 남한만을 겨냥해 개발한 탄도미사일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화산-31’ 전술핵탄두를 공개하면서 화성-11라 미사일에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탄도미사일치고는 저렴한 가격에 핵공격까지 가능해진 셈입니다.


한국형 3축체계 개념도. 그래픽=김문중 기자

한국형 3축체계 개념도. 그래픽=김문중 기자


'화력덕후' 한국군... '한국형 3축체계'로 막는다

북한의 도발이 변수가 아닌 상수로 비칠 정도로 위협수위가 높아진 상황에서 우리 군도 어느 때보다 응전태세에 만반의 준비를 기하고 있습니다. △유사시 북한을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Kill Chain) △핵·미사일을 방어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공격받은 이후 압도적 전력으로 대규모 보복에 나서는 KMPR로 구성되는, 이른바 ‘한국형 3축체계’ 완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는 KAMD는 다층 구조로 이뤄져 있습니다. 주한미군 성주 기지에서 운용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군은 내년부터 종말단계 상층 방어용 미사일인 L-SAM을 전력화할 예정입니다. 종말단계 하층에서는 이미 배치가 완료된 천궁-II는 물론 천궁-III 미사일을 개발 중입니다. 이미 패트리엇 미사일이 실전배치돼 있고,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역량도 계속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한국판 아이언돔’(LAMD)이 대표적입니다. 총 6,000문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 자주포와 방사포가 발사한 포탄을 요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입니다.

‘화력덕후’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로 고위력 무기에 집중하는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선제 타격할 수 있는 수단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습니다. 고정표적에는 현무-II 미사일과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 이동 표적에는 현무-III 미사일 등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 혹시나 북한의 공격이 현실화하는 경우에는 대규모 보복을 위한 전력도 다양합니다. 탄두중량 9톤가량으로 추정되는 ‘고위력현무미사일’은 북한의 지하벙커까지 초토화할 수 있는 강력한 타격무기입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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