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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진척 없이 2년 넘게 출국금지… 법원 "무제한 연장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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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진척 없이 2년 넘게 출국금지… 법원 "무제한 연장 위법"

입력
2024.06.06 14:27
수정
2024.06.06 17:0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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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기소중지... 출국금지만 27개월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수사 진행 중'이라는 막연한 이유로, 수사 대상 피의자의 출국을 2년 넘게 가로막은 법무부의 출국금지 조치는 위법하다는 1심 법원 판결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단독 이용우 부장판사는 A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출국금지 기간 연장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출국금지로 달성할 공익에 비해, 원고가 입는 불이익이 지나치게 가혹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국내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중국 동종업체로 이직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생활하다가 2022년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전 회사에서 빼돌린 기술 정보를 중국 회사에 넘겨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했다는 혐의였다. 수사기관은 A씨를 압수수색하고, 그해 2월 출국금지했다.

그러나 A씨가 주고받은 자료가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서 수사는 지지부진해졌다. 결국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해 3월 검찰 특허수사자문관에게 자문을 의뢰해 관련 회신이 도착할 때까지 수사를 잠정 중단(시한부 기소중지)하고, A씨에 대한 출국금지 명령만 유지하기로 했다.

그사이 출국금지는 25회나 연장됐다. 2년 3개월간 중국으로 가지 못한 A씨는 "회사에서 일할 수 없게 돼 가족까지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압수수색을 통해 물적 증거가 이미 확보됐고 별다른 수사 진척도 없는 상황에서, 자신을 국내에 붙잡아 두기만 하는 건 과도한 조치라는 주장이었다.

법원은 A씨 손을 들었다. 재판부는 "출국금지 처분엔 피의자가 수사기관에 불응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에 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 근거가 함께 제시돼야 한다"며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출국금지 필요가 없다고 인정될 땐 즉시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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