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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입막음' 트럼프, 4일 법원 출석... "수갑 안 찬다"

2023.04.01 10:37
'성관계 입막음' 의혹으로 역대 미국 대통령 사상 최초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4일 뉴욕주(州) 지방법원에 출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갑을 차지는 않을 것이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사가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변호하는 조 타코피나 변호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ABC방송에 출연해 "나는 그들이 이번 사건을 최대한 홍보하려고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는 수갑이 채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 이 나라에서 법치는 죽었다"면서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에 기소인부절차(arraignment) 외에 다른 것을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 우리는 모두 충격을 받았다"면서 "범죄가 없기 때문에 그들이 실제 이것을 할 것이라고 믿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과 관련, "트럼프가 도착하면 법원은 (문이) 닫힐 것"이라면서 "트럼프는 판사 앞에 서서 무죄를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뉴욕 맨해튼 대배심은 전날 성관계 입막음 의혹과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기소를 결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4일 오후 맨해튼지검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그는 다른 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을 촬영하고 지문을 찍는 것은 물론 법적 권리 등을 알리는 '미란다 원칙'을 고지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뉴욕주 법에 따라 머그샷은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기소인부절차를 위해 맨해튼 지방법원으로 이동한다. 통상 중범죄로 기소되면 수갑을 차고 포토라인을 지나 법정으로 지나간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갑을 찰지에 대해 그동안 관심이 쏠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관계 입막음'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기소된 가운데, 이를 관철한 검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라 해도, 미국 건국 이래 처음으로 '역대 대통령 첫 형사 기소'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첫 흑인 맨해튼 검사장인 앨빈 브래그(49)다. 과거 '트럼프재단' 관련 수사로도 일찌감치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악연'을 맺은 그는 현재 공화당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기도 하다. 브래그 검사장은 2021년 11월 민주당 소속으로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사상 첫 흑인 맨해튼지검장에 당선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론, 공화당 핵심 인사들이 이번 기소를 두고 "정치적 마녀사냥"이라는 맹비난을 쏟아내는 것도 브래그 검사장이 민주당 인물이라는 이유가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법적 싸움을 벌인 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자선 재단인 '트럼프 파운데이션' 관련 민사소송을 지휘한 게 시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공금 유용 혐의로 2019년 11월 법원으로부터 "200만 달러를 재단에 납부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 주변인의 비리를 정조준하기도 했다. 지난해 '트럼프의 회계사'로 불렸던 최측근 앨런 와이셀버그 전 트럼프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탈세 혐의로 기소해 유죄를 이끌어낸 게 대표적이다. 브래그 검사장은 1973년 뉴욕 빈민가 할렘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냈다. 할렘은 뉴욕의 최대 흑인 거주지이자 우범 지역으로 통했던 곳이다. 자서전에서 그는 자신을 '할렘의 아들'이라고 소개했다.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그는 뉴욕 남부연방지검에서 검사로 임용된 이후, 공공부패 사건을 주로 수사하며 경력을 쌓았다. 2014년 백인 경찰관한테 목이 졸려 사망한 흑인 청년 에릭 가너의 유족을 변호하는 등 인권 변호사로도 활동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평소 브래그 검사장에 대한 노골적 적개심을 드러냈다. 앞서 그는 기소를 앞둔 상태에서 브래그 검사장을 비롯한 맨해튼지검 수사팀을 겨냥해 "미국을 증오하는 타락한 사이코패스" "워싱턴 명령을 받는 역(逆)인종차별주의자" 등과 같이 정제되지 않은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