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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앞 서지 않는다…NYT, '지하철 무료' 한국 노인 조명

2023.09.24 09:50
"65세 이상은 요금이 무료다. 은퇴한 사람 중 일부는 기차 안에서 하루를 보낸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노인들이 65세 이상에게 주는 지하철 무료 승차 혜택을 이용한 열차 나들이를 낙으로 삼고 있다"며 그 실태를 이같이 조명했다. 신문은 '지하철 여행자'들의 일과를 소개한 이 기사에서 "많은 노인이 지하철을 타고 종착역까지 가거나, 특별한 목적지 없이 다니다 돌아오는 데에 하루를 보낸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전직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진호(85)씨도 그들 중 한 명이다. 집 근처 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열차를 타고 한 차례 환승해 1호선 종점인 소요산역에 도착하는 등 '지하철 여행'을 즐긴다는 그는 "집에 있으면 지루하고 누워만 있게 된다"고 NYT에 말했다. 노인들은 나이도, 과거 직업도 다양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종득(85)씨는 수학 교수로 일하다 은퇴했다고 한다. 지하철을 타고 가며 책을 읽다가 졸기도 한다는 그는 "(지하철 여행은) 정말 멋지다. 서울 구석구석 못 가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공사 감독관과 모델 일을 했다는 박재홍(73) 씨는 지하철에 대해 "오아시스 같다"고 표현했다. NYT는 "노인 인구 증가로 서울 지하철 무료 승차 대상이 연간 승차 인원의 15%를 차지한다"며 이들에게 '지공거사'라는 별명도 있다고 소개했다. '지하철 공짜(지공)'에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을 뜻하는 '거사(居士)'를 붙인 말이다. '지공거사'들은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한 나름의 규칙도 있다고 한다. 사람들로 붐비는 출퇴근 시간대 피하기, 자리에 앉은 청년들 앞에 서 있지 않기 등이다. 젊은이들이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신문은 지하철 적자로 노인 무료 승차를 폐지하거나 기준 연령을 올리는 방안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지만, '지하철 무료 여행'이 노인들에게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특히 한국은 노인 빈곤율이 높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65세 이상 한국인 10명 중 4명은 빈곤 속에 살고 있는데, 이는 일본이나 미국의 두 배에 달한다고 NYT는 전했다.
#1. 지난 20일 오후 5시, 일본 도쿄의 고탄다역 구내의 해산물 판매점 ‘사카나 바카’에선 퇴근길 시민들이 후쿠시마산 생선을 사용한 회와 덮밥 등을 고르고 있었다. 도쿄에 9곳의 점포를 운영하는 이 업체는 이달 8~21일 ‘발견! 후쿠시마 페어’ 이벤트를 개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손님들은 기자에게 “중국이 일본 수산물 수입을 금지해서 응원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2. 홋카이도 몬베스시 소재 수산가공업체 ‘마루에이수산’이 보유한 학교 체육관 넓이의 냉동창고엔 가리비가 꽉 차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생산한 총 6,300톤의 가리비 중 60%를 중국에 수출했는데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지로 재고가 쌓여 창고 유지비만 늘고 있다. 사장은 마이니치신문에 “올해 매출은 지난해의 10분의 1이 될 듯하다”며 “정부가 보관장소 확보와 판로 확보, 소비 확대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명 ‘처리수’) 방류를 시작한 지 24일로 한 달을 맞았다. 방류 전만 해도 소비자들이 후쿠시마현과 인근 지역 수산물을 기피하는 ‘소문 피해’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1개월이 지난 지금, 의외로 후쿠시마가 아닌 홋카이도에서 어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지 여파다. 이날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가리비와 해삼 등 중국 수출 비중이 큰 어종을 잡아 온 홋카이도 어민과 수산업자들은 두 자릿수 비율로 폭락한 가격 탓에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특히 해삼은 90%가 중국과 홍콩에 수출해 왔기 때문에 아예 사업을 접어야 할 판이다. 홋카이도에서 가리비 등을 중국에 수출하는 거점이었던 하코다테시의 시의회는 지난 19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방류 중단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반면 후쿠시마에선 소문 피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방류 전 1개월 후쿠시마산 광어 평균 가격은 kg당 2,339엔, 방류 후 1개월은 2,259엔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오히려 올해 10% 넘게 비싸졌다. 도쿄 도요스 수산시장이 지난 7월부터 매주 토요일 개설하는 특설 코너에선 23일 후쿠시마산 광어회 등 생선회 약 50팩이 개점 1시간 반 만에 매진됐다. 역설적이지만 ‘후쿠시마 수산물을 먹어서 응원하자’라는 캠페인의 확산도 중국의 수입 중지가 계기였다. 특히 중국인의 항의 전화가 일본에 빗발친 게 “일방적 괴롭힘”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반중 감정을 자극했다. 람 이매뉴얼 주일본 미국 대사도 후쿠시마 농수산물을 구입하고 중국을 비난하며 “세계에서 중국만 방류에 반대하고 억지를 부린다”는 주장에 동조했다. 산케이신문 등 우익 매체는 방류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 주장이나 언론 보도를 “중국의 괴롭힘에 동조하는 반일적 행위”라고 연일 비난하며 방류 반대 여론마저 위축시켰다. 불안감에 구입이 꺼려지는 일반인도 감히 말하기 힘든 동조 압력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지금의 후쿠시마 응원 분위기가 장기간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11일까지 1차 방류(약 7,800톤)를 마친 도쿄전력은 이르면 이달 말 2차 방류 개시를 위해 배관을 깨끗한 물로 씻어내고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2차 방류 오염수의 방사성 핵종 검사에선 탄소-14, 세슘-147, 코발트-60, 아이오딘-129 등의 방사성 물질이 미량 검출됐으나, 모두 일본 정부의 고시 농도 한도에 크게 못 미쳐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도쿄전력은 방류 후 한 달간 원전 인근 해역에서 실시한 바닷물 및 생선에 대한 삼중수소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31일 방출구 바로 앞 해역에서 채취한 바닷물에서 리터당 10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된 게 가장 높은 수치였다. 하지만 이는 도쿄전력의 방류 중단 기준(원전 3㎞ 이내에서 리터당 700베크렐)을 크게 밑돈다. 도쿄전력은 내년 3월까지 총 4회에 걸쳐 오염수 총 3만1,200톤을 해양에 방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