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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찾습니다" 외쳤더니

입력
2022.06.22 18:0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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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출범한 애니로그랩
유기 동물 가족 찾기 프로젝트 진행 중
간판 연재 '애니청원'으로 동물권 보호도

편집자주

단단히 연결된 우리를 꿈꿉니다. 독자, 콘텐츠, 뉴스룸이 더 친밀히 연결된 내일을 그려봅니다. 늘 독자를 떠올리며 콘텐츠를 만드는 한국일보의 진심을 전해드립니다. 연결을 꿈꾸며 저널리즘의 본령을 꼭 붙든 한국일보 뉴스룸의 이야기, '연결리즘'에서 만나보세요.


2년 동안 실험실에 갇혀 있던 비글들이 세상 밖으로 나온 지 9일째 되던 날. 애니로그의 유기동물 구조기에서 그 이야기가 펼쳐진다. 논산=고은경 기자

2년 동안 실험실에 갇혀 있던 비글들이 세상 밖으로 나온 지 9일째 되던 날. 애니로그의 유기동물 구조기에서 그 이야기가 펼쳐진다. 논산=고은경 기자

“고양이는 언제나 옳다.” 수년 전 시장을 휩쓴 하나의 공식이다. 반려 인구 1,500만 시대. 반려인들의 지극한 사랑이 키운 펫코노미(petconomy), 이어 집사들의 사랑을 등에 업은 캣코노미(catconomy)가 무섭게 성장할 무렵이었다. 그때 등장한 하나의 우스갯말, 아니 흥행 공식. 유사 슬로건으로는 ‘고양이는 못 이긴다’, ‘나만 고양이 없어’ 등도 있었다.

장수 프로그램인 SBS ‘동물농장’ 등이 사랑받은 것은 오래된 일이다. 그 사이 동물권 인식도 달라졌고, 반려인도 크게 늘어 관련 산업이 본격 성장했다. 하지만 그 후 곳곳에서 동물 이야기가 '만능 열쇠’처럼 여겨지기 시작한 뒤, 이렇게 늘어난 콘텐츠가 다 선한 영향력을 내뿜은 것만은 아니었다.

누군가는 귀여운 이미지만 앞세웠고, 또 누군가는 이에 혹해 준비되지 않은 입양과 유기를 반복했다. 한쪽에선 트래픽 상승을 노려 ‘캣맘, 캣대디’ 비난 등을 유도했고, 갈등을 조장했다. 다른 쪽에선 유기 동물에 대한 편견을 부추겼다가 혼쭐이 나기도 했다.

다행스러운 건 이런 혼쭐이 가능할 만큼 독자들의 동물권 감수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각종 콘텐츠가 진정으로 동물의 권리나 생명을 위하고 있는지 구별해 질책도 응원도 건넨다.

철거를 앞둔 재개발지역에서 살다 구조된 강아지 7남매가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사연은 올해 4월 '가족이 되어주세요' 연재에 소개됐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철거를 앞둔 재개발지역에서 살다 구조된 강아지 7남매가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사연은 올해 4월 '가족이 되어주세요' 연재에 소개됐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이런 독자 눈높이 부응에 진심인 한국일보의 동물 사랑도 남다르다. 2015년 동물 분야 전문 버티컬 ‘동그람이’를 론칭했다. 2020년에는 1인 뉴스랩 ‘애니로그랩’을 신설했다. 고은경 애니로그랩장은 16년 7개월을 살고 떠난 반려견 꿀꿀이를 기르면서 처음 동물에 관심을 갖게 된 ‘평범한 반려인’ 출신이다. 2007년부터는 대량밀집사육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채식을 우선으로 하는 ‘플렉시테리언’으로 살고 있다.

애니로그 연재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동물 권리와 생명의 소중함을 고려하며 △유기동물 문제 해결에 실질적 도움이 되고자 하며 △갈등을 부추기기보다 동물과 사람의 공존을 위한 근본적 대안을 제시하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간판 연재인 ‘애니청원'이 대표적이다. (▶보러가기 https://www.hankookilbo.com/Collect/2220)

아무리 부당한 일을 당해도 말로 고통을 전할 수 없는 동물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의견을 낸다. 기사 게재 후 1주일 이내 500명 이상의 독자가 의견에 동의할 경우 해당 전문가들로부터 답변이나 조언, 자문을 구해 다시 소개하고 꾸준히 취재한다. 동의 의견은 포털 사이트 하단의 ‘좋아요’를 클릭하거나 한국일보 닷컴 기사 아래 공감버튼을 눌러 표시한다.


2016년 여름 이후 제주 옛 퍼시픽랜드에서 지내던 태지. 애니로그는 거제씨월드로 무단 반출됐던 태지 이야기를 다뤘다.

2016년 여름 이후 제주 옛 퍼시픽랜드에서 지내던 태지. 애니로그는 거제씨월드로 무단 반출됐던 태지 이야기를 다뤘다.

여러 청원이 이뤄졌다. △"강아지 둔기로 때리고 버린 동물학대자, 강력히 처벌해주세요" △"천연기념물인 진돗개에게 댄스, 줄넘기, 경주 등 개의 습성을 거스르는 공연을 시키고 있는데 멈춰 주세요" △"도축 위기에 처한 퇴역 경주마도 법적으로 보호해 주세요" 등 한 건 한 건의 기사가 독자와 기자가 함께 고민하고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창구가 된 것이다.

무엇보다 중시하는 점은 인기있는 '반려동물' 이야기에만 골몰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소외되기 쉬운 야생동물, 전시동물 이야기에도 집중한다. 특히 수년째 방치돼 있던 생태통로를 서울시가 개방토록 한 일은 가시적 성과다. 도로나 댐으로 야생동물 서식지가 침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생태통로가 방치된 채 동물들의 죽음을 야기하고 있는 실태를 집중 취재해 소개한 덕에 수년 만에 조치가 이뤄졌다. 서울대공원이 10년 넘게 기른 침팬지 광복이, 관순이를 인도네시아로 반출하려 한다는 사실도 처음 보도해 의제로 끌어올렸다.

애니로그의 또 하나의 핵심 프로젝트는 가족 찾기다. ‘가족이 되어주세요’는 유기 동물을 소개하고, 입양하고 싶은 독자와 보호처를 연결하는 연재다. 실험실에서 구조된 비글, 보호자가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겨진 노견, 죽음의 훈련소에서 구조된 강아지 3남매 등의 사연이 쌓였다. 소개된 동물만 벌써 337마리를 넘어섰다. (▶보러가기 https://www.hankookilbo.com/Collect/2160)


유가소 연재 취재에 응한 정보경씨는 지난해 3월 화재 현장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됐다 비글구조네트워크에 의해 구조된 아톰을 입양해 보살피고 있다. 정보경씨 제공

유가소 연재 취재에 응한 정보경씨는 지난해 3월 화재 현장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됐다 비글구조네트워크에 의해 구조된 아톰을 입양해 보살피고 있다. 정보경씨 제공

입양 그 후도 다룬다. ‘유가소’, 즉 ‘유기 동물 가족을 소개합니다’ 연재에서다. 반려견 1마리를 기르다 유기견 3마리를 입양한 부부의 입양 과정과 양육 노하우, 도살 직전 2만 원에 구조된 ‘꼬마’가 10년 만에 만난 새 가족 이야기 등이 전해졌다. 독자들도 따뜻한 반응으로 보답했다. “항상 응원하고 기사 잘 보고 있습니다.” “소개해 주신 내용을 학생들과도 함께 봤어요. 이번 학기 유익한 자료가 되겠네요.” 고은경 애니로그랩장은 현재 포털 구독자가 가장 많은 한국일보 기자다.

앞으로도 애니로그랩은 동물들의 귀여운 얼굴뿐 아니라 권리와 생명권 그 자체에 주목한다는 각오다. 반려가 된다는 것, 짝이 된다는 것, 함께 살아간다는 건 그런 것이니까. 아프고 부족해도 곁에 있어 주기, 때로는 못다 한 말을 내 목소리로 대신 해주는 그런 것이니까.


애니로그랩은 연재물, 뉴스레터, 유튜브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로 동물 이야기를 전한다.

애니로그랩은 연재물, 뉴스레터, 유튜브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로 동물 이야기를 전한다.

▶ 한국일보 동물 기사 보러가기 https://www.hankookilbo.com/Vertical/Animal

▶ 뉴스레터 '애니로그' 보러가기 https://www.hankookilbo.com/NewsLetter/anilog

▶ 유튜브 '애니로그' 보러가기 https://bit.ly/3b3qpeA

▶ '동그람이' 인스타그램 보러가기 https://www.instagram.com/animal_n_human/

김혜영 커넥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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