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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회식문화

입력
2022.08.09 19: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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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우
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사)기업가정신학회 명예회장

편집자주

보는 시각과 시선에 따라서 사물이나 사람은 천태만상으로 달리 보인다. 비즈니스도 그렇다. 있었던 그대로 볼 수도 있고, 통념과 달리 볼 수도 있다. [봄B스쿨 경영산책]은 비즈니스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려는 작은 시도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요즘 사내 게시판에 '회식이 싫은 이유'라는 글이 자주 올라 온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흔한 직장 회식이 불만사항으로 변한 것이다. 회식이 싫은 이유로는 '워라밸', '일방적 통보', '과음', '밤늦게까지', '상사 위주', '업무 연장' 등이 꼽힌다. 20년 전에도 회식이 괴로운 직원들이 있었다. 2004년 모 국책 은행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한 아내의 하소연'은 "과로에 과음까지 겹쳐 남편이 너무 힘들다. 우리 남편 술 좀 그만 먹이세요"라는 호소였다. 몇몇 금융회사들은 '매주 하루'를 '금주의 날', '야근·회식·회의' 없는 '3무(無)의 날'로 정하기도 했다.

회식은 순기능이 있다. 동료, 상사와의 친밀도가 높아지고, 사무실에서 못했던 것을 말할 수 있다. 일본에는 노미카이, 미국은 해피아워 파티 같은 회식문화가 있다. 한국도 소득 수준이 낮았던 시절, 회식비로 고기를 먹거나 뷔페에 가면 좋아하기도 했다. 유달리 음주가무를 즐기는 우리 회식문화는 그동안 본래 취지를 벗어나 직원들의 자유와 행복을 제약한 면이 있었다. 일반 사원들뿐만 아니라 임원들도 시도 때도 없이 불쑥 식사하자는 오너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기도 한다.

회식 기피의 핵심은 상사의 일방적이고 강제적 분위기다. 최근 코로나19를 계기로 회식이 줄고 강제성도 약해졌지만, 회사 성과가 낮아졌다는 얘기는 없다. 직원들이 자유시간을 누릴수록 휴식을 통한 에너지 충전과 실력 함양으로, 회사 경쟁력은 더 강해진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자신만의 시간을 누릴 자유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이 시기에 한국 기업들이 가져야 할 시대정신이다.

이춘우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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