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제일 높은 123층 옥상서 하룻밤..."친구랑 여름 밤하늘 실컷 봐서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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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제일 높은 123층 옥상서 하룻밤..."친구랑 여름 밤하늘 실컷 봐서 좋았죠"

입력
2022.08.14 14:00
수정
2022.08.1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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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머레스트(SUMMEREST) 2022'의 '이색 야영' 현장
롯데물산, 해발 555m 옥상서 시민 40명 초청 행사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23층 옥상에서 진행된 비박 체험 행사 참가자들이 서울 밤 풍경을 구경하고 있다. 소진영 인턴기자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은?"이라는 질문에 '금성?', '화성?'이라는 답변이 나온다. 이주원 천문학자가 "금성과 화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별이 아니다"라며 "정답은 태양"이라고 말하자 초등학교 2학년 주원(가명)군은 아쉬움의 한숨을 뱉었다. 얼핏 보면 천문학습관의 어린이를 위한 강연인가 싶지만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꼭대기 옥상에서 하늘을 보며 진행된 '별자리 이야기' 풍경이다.

롯데물산이 무더위에 힘겨워하는 시민들을 해발 555m 높이 옥상으로 불러냈다. 서울 야경을 머리맡에 두고 자는 1박, '써머레스트(SUMMEREST) 2022'의 '이색 야영' 현장을 찾았다.



아찔한 높이에도 "오히려 좋아"...한여름밤의 스릴을 즐기다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앞 잔디광장에서 3세 아기와 아빠가 '써머레스트(SUMMEREST) 2022'를 즐기고 있다. 소진영 인턴기자


롯데월드타워 앞 잔디광장에는 아이를 데리고 나온 젊은 부부부터 연인들, 강아지를 데리고 나온 가족들로 가득했다. '도심 속 피크닉'을 주제로 라탄 바구니와 돗자리, 캠핑 의자에 랜턴까지 마련됐다. 5개월 아이와 함께 나들이를 나온 배승민(32)씨는 "금요일에 퇴근하고 도심 속에서 캠핑 분위기를 낼 수 있어서 정말 좋다"면서 "캠핑 의자에 돗자리까지 다 빌려줘서 편안하게 시간을 보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써머레스트는 롯데월드타워가 '도심 속 캠핑'이라는 콘셉트로 2019년부터 시작한 대표적 여름 이벤트다. 올해는 잠실종합운동장 및 서울 전역에서 열린 축제 '서울페스타(SEOUL FESTA) 2022'와 함께했다. 써머레스트 2022는 고객들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타워에서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랜턴(타워 최상층부) 비박존', '비멍존', '써머레스트존'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이뤄져 있다.

이번 이벤트 참여자는 롯데월드타워 인스타그램을 통해 신청자를 받아 추첨을 통해 하루 스무 팀씩 선발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대한민국 가장 높은 곳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는 희소성 때문에 행사 오픈 때마다 경쟁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비박(텐트 없이 지형지물을 이용해 보내는 하룻밤)'이었다. 비박존은 롯데월드타워가 비행기에 부딪히지 않도록 빛을 내는 '랜턴부'에 자리를 잡았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 최고층 123층에서도 계단으로 2개 층을 더 올라가는 곳. 아찔한 높이의 옥상에는 대형 선풍기를 틀어 놓은 듯 시원한 밤바람이 불었다. 형형색색 불빛, 바쁘게 움직이는 도시 풍경을 내려다보며 참가자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사방이 뚫려 있어 무서울 법도 한데 참가자들은 오히려 '짜릿하고 좋다'며 태연하게 사진 찍기에 바빴다.


롯데월드타워 랜턴부에서 50m 정도를 더 걸어 올라간 곳에 준비된 비박용 침낭. '써머레스트 2022'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소진영 인턴기자


이색 체험을 좋아한다는 스물넷 동갑내기 친구 김보경, 구지윤씨는 "밤하늘과 서울의 밤 풍경을 높은 곳에서 원 없이 볼 수 있었다"면서 "하네스가 잘 되어 있고 안전 요원들도 밤새 지켜줘서 그렇게 무섭지 않았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이 옥상에 모여 가장 먼저 한 일은 하네스(등반용 안전벨트) 착용과 안전교육. 이동할 때는 안전줄에 몸을 감싼 하네스를 고정해야 했고, 바람에 날아갈 위험이 있어 휴대전화를 제외한 개인 물품은 미리 보관함에 맡겼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행사 전날까지도 계획을 수정했다"면서 "안전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고 행사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서울 야경을 베개 삼고" 555m 하늘에서 수다 떨며 '1박'

롯데월드타워 랜턴부에서 50m 정도를 더 걸어 올라간 곳에 준비된 비박용 침낭. 하늘에는 올해 마지막 슈퍼문이 밝게 빛나고 있다. 소진영 인턴기자


밤 12시 취침 시간이 되자 참가자들은 랜턴부 좌우 계단을 통해 세 개 층을 더 걸어 올라가 안전 로프로 고정된 침낭과 매트에 누웠다. 세차게 부는 바람과 아득한 도시의 소음이 잦아들자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도 하나둘 잠들었다. 2020년 써머레스트 추첨에서 떨어져 올해 다시 도전했다는 현태훈(68)씨는 "서울 한복판에서 야경을 베개 삼아 누워 자는 재미있는 경험"이라며 설렘을 드러냈다. 그는 "편안한 잠자리는 아니었지만 등산 다니며 비박도 해봤고, 편안함을 누리려고 온 게 아니라 이색적인 추억을 쌓을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5시에 잠에서 깨 일출을 기다리는 참가자들. 구름에 가려 떠오르는 해를 보지 못했지만 참가자 김보경(24)씨는 "안개 낀 남한산 능선이 멋지다"고 감탄했다. 소진영 인턴기자


다음날 오전 5시 30분에는 일출을 보기 위해 참가자들이 하나둘 일어났지만 아쉽게도 구름이 껴 일출은 보기 어려웠다. 또 다른 참가자 김현서(24)씨는 "별똥별도 일출도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밝아오는 서울의 아침을 내려다보면서 잠에서 깨니 신비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롯데물산은 12일과 14일 이틀만 롯데월드타워 비박 행사를 진행한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색다른 경험으로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경험하게 할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소영 기자
소진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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