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가 힘썼나?...이웃 살해하고 기소도 안 된 마약단속국 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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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가 힘썼나?...이웃 살해하고 기소도 안 된 마약단속국 간부

입력
2022.08.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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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 미시시피주 감독관, 살인 혐의 불기소
정신질환 가진 이웃 침입·위협 이유 사살
비극으로 끝난 관계...DEA 권한 남용 논란도

미국 마약단속국 간부 해롤드 듀안 풀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이웃 체이스 브루어의 고등학교 졸업 사진을 그의 부모가 9일 미시시피주 카펜터 집에서 들고 있다. 카펜터=AP 연합뉴스

해롤드 듀안 풀(48)은 전 세계 마약 밀매 조직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미국 법무부 산하 마약단속국(DEA)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 요원이다. 풀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아프가니스탄·라틴아메리카 마약 밀매자들 소탕 작전에 공을 세우고, 미시시피주(州) 32개 카운티 주요 마약 밀매 사건을 담당하는 잭슨지청 감독관이라는 고위직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이웃인 체이스 브루어(47)가 그가 쏜 총에 맞아 숨을 거두면서, DEA의 권한 남용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풀이 살인 혐의로 기소되지 않았을뿐더러 직위도 계속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풀의 이웃인 브루어는 생전에 주변 사람들에게 '현대의학의 기적'이라고 불렸다. 1996년 유전성 장애로 △위 △십이지장 △췌장 △장 △간 등 장기 5개를 이식받고도 살아나서다. 다만 브루어가 2019년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마약까지 사용하면서 때때로 환각에 시달리는 등 정신질환을 앓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풀과 브루어는 몇 년 동안 서로 알고 지냈다. 현지 언론은 “한때는 아주 좋은 사이였기 때문에 풀이 브루어를 그의 요리 모임에 초대했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인연은 결국 악연이 됐다.

사건은 지난해 4월 27일 미시시피주 코피아카운티 풀의 집에서 발생했다. 풀은 보안관실에 전화해 브루어가 자신의 집에 침입하고 있다고 신고한 뒤 출동을 요청했다. 하지만 3분 뒤 AR-15 반자동소총으로 브루어를 사살했다. “(브루어가) 돌을 던지며 ‘죽여버리겠다’고 했다”는 게 풀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보안관실 수사 결과 주변에서 돌은 찾을 수 없었다. 풀이 브루어를 따라가 사살한 정황도 나왔다. 보안관실은 브루어의 가족에게 “진짜 정의를 찾겠다”고 했고 풀의 살인 혐의 기소를 시도했지만 검찰과 대배심은 풀을 기소하지 않았다. 풀은 지난봄 원래 직위로 돌아갔다.

풀 측은 브루어가 평소에도 풀의 사유지에 반복적으로 침입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2020년 9월에는 침실 창문을 통한 침입 시도도 있었고, 수영장에 들어가기도 하면서 가족이 위협을 느꼈다고도 했다. ‘살인이 아닌 정당방위’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브루어의 가족이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사건의 이면이 드러났다. AP 취재 결과 사건 초기부터 DEA의 적극적인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풀이 사건 당시 비번이었는데 사건 직후 DEA 요원들이 범죄 현장에 출동한 것은 보안관실에 압박이 됐다.

한 DEA 감독관은 자신이 ‘(사건 조사) 책임자’라고 선언했고, 주와 지역 수사관들이 풀을 조사하는 걸 48시간 이상 차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DEA 본부에서 보안관실에 전화를 걸어오기도 했다. 법 집행기관의 권한 남용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AP는 “브루어의 유족은 적어도 풀이 이웃의 죽음에 사과나 애도를 표하기를 원한다”며 “하지만 DEA와 마찬가지로 풀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왜 풀의 살인이 정당방위로 인정됐는지도 검찰과 대배심에서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있다고 AP는 지적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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