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중국군=저학력자' 인식 깨진다... 취업난에 입영열차 타는 고학력 청년들

입력
2023.08.27 15:15
16면
0 0

군 현대화 속 학력 상승... 중졸→고졸·대졸
실업률 해소 위한 '대졸 우대' 정책도 시행

중국 인민해방군 생도들이 베이징에 있는 인민해방군 기갑공과대학에서 총검 훈련을 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중국 인민해방군 생도들이 베이징에 있는 인민해방군 기갑공과대학에서 총검 훈련을 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중국 인민해방군(이하 중국군)이 고학력 집단으로 나날이 거듭나고 있다. 우수한 인재를 원하는 중국군과 최악의 청년실업률을 조금이라도 낮춰야 하는 정부 입장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23일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에 따르면, 군 당국은 올해 전국 27개 군사학교에서 1만7,000여 명의 고졸자를 신입생으로 선발했다. 지난해보다 약 2,000명 늘어난 것으로, 2017년 완료된 군 현대화 개혁 작업 이후 최대 규모다.

도시 취업 어려운 농촌 출신 배려했던 중국군

중국의 한 대학교 신입생들이 입학 시즌인 9월을 맞아 군사 훈련을 받고 있다. 바이두 캡처

중국의 한 대학교 신입생들이 입학 시즌인 9월을 맞아 군사 훈련을 받고 있다. 바이두 캡처

중국에선 꽤 오랫동안 '군인(병사)=저학력자'라는 인식이 이어져 왔다. 2000년대 이전까지 중국 병역법은 신규 입대자의 3분의 2 이상을 농촌 출신 중학교 졸업 이상 학력 보유자로 채우도록 했다. 2010년 조사 결과, 인민해방군 230만 명 가운데 중졸 학력이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대졸자는 4분의 1에 그쳤다. 도시에서의 취업이 어려운 저학력자들 생계를 배려하는 취지였다.

2011년 중국은 고졸자는 물론, 대졸자들의 입대 기회를 열어주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했다. 중국군은 건군 100주년인 2027년까지 현대적 군대로 전환하고, 2050년 세계 최강 군대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군이 구사하는 육·해·공군 합동 작전 개념과 첨단 장비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군 내부 목소리가 커지면서, 중졸자가 아닌 고졸·대졸자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2013년에는 대졸자 유치를 작정한 듯, 기존엔 '가을~겨울'이었던 모병 기간을 졸업 시즌인 '여름~가을'로 변경했다. 이런 탓에 과거엔 찾아보기 어려웠던 군내 대졸자도 2014년 총 입대자 40만 명 중 약 34%인 15만 명 규모로 늘어났다.

학비 감면 등 각종 혜택... 취업 시장 아닌 군으로 유도

지난해 6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화중사범대학에서 졸업생 9,000여 명이 졸업식에 참석해 있다. 우한=AFP 연합뉴스

지난해 6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화중사범대학에서 졸업생 9,000여 명이 졸업식에 참석해 있다. 우한=AFP 연합뉴스

고학력자 선발 배경에는 극심한 취업난을 해소해야 하는 중국 정부의 고심도 배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월 중국의 16~24세 실업률은 21.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수년간 청년실업률이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자, 7월 실업률은 아예 발표조차 하지 않았다.

중국군은 대학 재학생(졸업예정자 포함)이 입대하면 학비를 감면해 주거나, 전역 뒤 복학하면 다른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사회로 나갔을 때 군 복무 기간을 근무 경력으로 인정한 연봉을 받을 수도 있다. 당장 취업 시장에 나가 실업률을 높이기보단 "입대를 통해 훗날을 도모하자"는 회유로 해석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올해 입영열차를 탈 입대자의 약 90%가 고졸·대졸자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여름 사상 최대 규모인 1,158만 명의 신규 대졸자가 취업 시장에 쏟아지는 만큼, 일자리를 찾지 못해 입대를 결심하는 고학력 인재도 늘어날 수밖에 없어졌기 때문이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