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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비하' 현수막 논란에... 민주당 "업체 탓" 책임 떠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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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비하' 현수막 논란에... 민주당 "업체 탓" 책임 떠넘기기

입력
2023.11.19 16:45
수정
2023.11.19 16:5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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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모르겠고 잘 살고 싶어" 등 문구 논란
시도당 공문 보내 놓고 "책임 전가" 비판도
내년 총선 앞 '이재명의 민주당' 강화 해석
2016년 도입 '이니 블루 탈피' 긍정 반응도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더불어민주당이 게시한 '나에게온당'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도형 기자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더불어민주당이 게시한 '나에게온당'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도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9일 '청년 비하' 논란이 불거진 당 현수막 문구를 삭제하면서 "당이 아니라 업체가 내놓은 문구"라고 해명했다. 이틀 전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의 일환으로 시·도당에 사무총장 명의의 공문을 보내 현수막 게시를 지시해 놓고, 논란이 불거지자 업체 탓을 한 것이다. 이 같은 해명에 당내에선 "그게 말이 되느냐", "업체에 책임을 떠넘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선우 대변인은 19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현수막 시안 관련해서 진행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점엔 아쉬움이 있다"면서 "문구 관련해서 오해가 있었는데 그 문구는 이미 삭제 조치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준호 홍보위원장은 "당 행사를 위해 업체가 내놓은 문구를 당에서 조치해 준 것뿐"이라며 "총선기획단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안"이라고 했다. 해당 프로젝트가 2030세대나, 내년 총선용 현수막이란 지적에도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전국에 게시하라고 한 현수막 문구를 업체에서 내놓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티저 현수막'. 더불어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티저 현수막'. 더불어민주당 제공

민주당은 17일 각 시·도당에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더민주 갤럭시 프로젝트' 일환으로 ①'11.23 나에게온당' ②'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③'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④'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 등 4개의 문구와 기하학적 무늬가 담긴 현수막을 게시하라는 공문을 내렸다. ①은 필수로 하고 ②, ③, ④ 중 택일해 게시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해당 문구가 공개된 직후 "청년 비하 문구", "청년을 정치는 모르지만 잘 살고 싶고,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은 이기적인 존재로 묘사했다"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이에 ①만 게시하고 ②, ③, ④ 문구는 삭제키로 결정한 것이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명계 정치모임 '원칙과 상식'이 주최한 청년 간담회에서도 "(당이) 항상 거칠게 얘기하고 너저분하게 사과 아닌 사과를 한다"(김민재 경남도당 대학생위원장), "이번 현수막이 2030세대가 당으로 돌아오는 문을 막았다"(전성균 화성시의원) 등의 당 청년 정치인들의 비판도 쏟아졌다.

이 프로젝트는 민주연구원과 당 홍보위원회가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 차원에서 포커스그룹인터뷰(FGI)를 진행한 결과, 당의 이미지가 노쇠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됐다. 한 홍보위원장은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담아내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에 깊숙이 들어가고 다가서겠다는 지향을 담아내는 캠페인"이라며 "민주연구원에서 오랫동안 준비해온 캠페인"이라고 설명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홍보위원장이 2016년 1월 7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새 로고를 공개하고 있다. 뉴스1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홍보위원장이 2016년 1월 7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새 로고를 공개하고 있다. 뉴스1

한편, 2015년 12월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개정하고, 2016년 1월 새로운 당 로고 등 PI(Party Identity·정당 이미지)를 발표한 이후, 민주당은 8년째 이를 계속 사용해 왔다. 다만 현 지도부는 기존 당명과 로고 등을 유지하되, 다양한 이미지를 변주해 '새로운 민주당'으로 변화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두고 내년 총선에 앞서 민주당에 이재명 색채를 강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논란이 된 현수막 문구가 부적절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니 블루'(2016 총선에 앞서 도입한 파란색) 일색에서 탈피하는 것만 해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도형 기자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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