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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어 생리' 다뤘더니 호평... 소말리아 TV서 '여성 진행 프로그램'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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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어 생리' 다뤘더니 호평... 소말리아 TV서 '여성 진행 프로그램' 탄생

입력
2024.02.0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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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여성의 날' 첫 방송... 여성 기본권이 주제
생리 주제로 파일럿 방송, 정규 프로그램 편성
군소 매체 '빌란', 소속 기자 6명 전원도 여성

아프리카 동부 소말리아 매체 '빌란' 소속 기자들이 남서부 바이주 바이도아의 한 마을에서 아이들을 취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8일 빌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사진이다. 빌란 인스타그램 캡처

아프리카 동부 소말리아 매체 '빌란' 소속 기자들이 남서부 바이주 바이도아의 한 마을에서 아이들을 취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8일 빌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사진이다. 빌란 인스타그램 캡처

아프리카 동부 소말리아에서 여성 언론인이 진행하는 첫 TV 시사프로그램이 다음 달부터 전파를 탄다. 가부장적 분위기가 강한 소말리아 사회를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제 역시 여성의 기본권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소말리아 군소 매체 '빌란'의 여성 기자인 나이마 사이드 살라가 진행하는 시사 프로그램 1회가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 현지 TV에서 방송된다. 여성의 정치 활동, 여성 교사 부족 문제 등 이 나라 여성의 현실을 다루는 프로그램으로, 전국을 돌며 방청객들과 소통하는 토크 콘서트 형식이다. 프로그램명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며, 한 달에 한 번 방송될 예정이다.

사실 해당 프로그램의 파일럿 방송은 지난해 12월 공개됐다. 1회짜리로 끝날 뻔했지만, 시청자들의 큰 호응에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파일럿 방송에선 '생리'를 주제로 다뤘는데, 특히 10대 청소년과 젊은 여성들이 호평을 쏟아냈다.

소말리아 사회에서 생리는 금기시되는 소재다. 생리를 시작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혼자 속앓이를 하는 여성이 많다. 살라 기자는 가디언에 "나를 포함해 많은 여성은 어릴 때 생리에 대해 배울 기회가 없다"며 "어머니조차 생리와 관련해 이야기해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우 보수적인 소말리아에서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이 나온 건 빌란의 역할이 컸다. 빌란은 소속 기자 6명 전원이 여성인 소규모 매체로, 2022년 유엔개발계획(UNDP) 지원을 받아 설립됐다. 산후 우울증과 아동 학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환자 등 소말리아 기성 언론이 다루지 않는 내용을 주로 보도한다. 가디언은 "남성 중심인 소말리아 언론계에서 여성 언론인은 차별과 괴롭힘에 시달린다"면서도 "빌란은 여성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라고 짚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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