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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제한"에 뿔난 상가... 4000가구 아파트 차량 출입 9시간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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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제한"에 뿔난 상가... 4000가구 아파트 차량 출입 9시간 막아

입력
2024.02.06 19:00
수정
2024.02.0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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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고덕 아르테온' 주차 분쟁
입대의 "상가 주차 주민 재산권 침해"
상가단 "주차비 2배 넘게 증액 요구"

1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 대단지 아파트 '고덕 아르테온' 출입구에 한 차량이 멈춰서 다른 차량의 출입을 막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1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 대단지 아파트 '고덕 아르테온' 출입구에 한 차량이 멈춰서 다른 차량의 출입을 막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4,000가구가 넘는 서울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지난 1일 9시간가량 차량 출입이 전면 봉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주차 문제를 두고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상가관리단(상가단)이 차량으로 아파트 출입 통로를 막았기 때문이다.

6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1일 오전 강동구 상일동 '고덕 아르테온'에서 "아파트 출입구 4곳에 차량이 한 대씩 서서 출입을 막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 확인 결과 상가단이 입대의 측의 주차비 인상 요구에 항의해 주정차 시위를 했다. 1일 오전 8시쯤 시작한 시위는 오후 5시 20분쯤 끝났다. 9시간 동안 출입구 차량 통행이 막히면서 아파트 입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고, 일대 교통 혼란이 빚어졌다.

입대의는 6일 업무방해 및 일반교통 방해, 주거침입죄 등 혐의로 상가관리단을 고발했다. 입대의 측은 고발장에서 "상가단 차량은 경비원 통제에 따르지 않고 주정차해 상당 기간 업무방해했고, 공공 통로 교통이 원만하지 않았다"며 "입주민과 경비원들의 안전과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상가단은 입대의가 먼저 상가 입주자들의 정당한 출입을 막아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상가단 관계자는 "저희도 들어갈 권한이 있는데 (입대의가) 계속해서 아파트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며 "시위는 오전에만 했고, 한 게이트에 한 개 통로는 열어뒀다"고 해명했다. 상가단은 입대의를 상대로 서울동부지법에 주차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양측 갈등은 주차 공간 부족 때문에 발생했다. 고덕 아르테온은 상가와 아파트 주차장이 통합돼 있다. 총 주차 가능 대수는 6,405대. 전체 4,066가구 기준 1가구당 1.57대다. 상가 몫 무료 주차 공간은 46면이 등록돼 있다. 하지만 상가 방문을 이유로 몰래 차를 대는 외부인들이 늘며 입주자들은 주차에 어려움을 겪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외부인에게 주차권을 파는 일도 종종 발견됐다. 입대의 측은 "외부 차량이 늘면서 입주민들의 재산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입대의는 지난달 31일 주차운영계약 만료를 앞두고 상가단에 주차비 증액을 요구했다. 이전엔 무료인 46면을 제외하고 면당 월 6만 원씩 주차비를 받았지만, 2배가 넘는 13만 원으로 올렸다. 상가 방문 차량에 제공하던 1시간 무료주차는 30분으로 줄였다. 주차 관련 수익은 100% 입대의가 갖겠다는 조건도 달았다.

상가단은 입대의 요구를 거절했다. 주차장 비용이 오르면 상가 이용객이 줄어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을 우려했다. 애초 이곳 주차장이 아파트 주민과 상가가 공동으로 이용하도록 설계된 만큼, 상가 측이 자율적으로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자 입대의는 "상가단 몫의 주차장을 100억 원에 매입하라"고 통보했다. 협상이 결렬되자 입대의는 상가 측 등록 차량을 삭제하고 1일부터 주차장 입출차 때 입대의 허가를 받는 '방문증'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상가단 측은 사실상 주차장 이용을 막았다며 아파트 출입구를 차량으로 막는 등 시위를 했다.

양측 갈등은 관리비 문제로까지 번졌다. 고덕 아르테온 공유지분 구조는 아파트 98%, 상가 1.56% 등이다. 입대의는 상가단이 공용 부분의 유지 및 보수를 위한 관리비를 그간 내지 않았다며 "상가에서 1% 내외에 불과한 과소지분으로 대지와 각종 의무시설을 제한 없이 자유롭게 사용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입대의는 상가 소유자와 임차인 등을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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