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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포기가 경쟁에 유리"... 아이 낳게 10년 허하라는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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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포기가 경쟁에 유리"... 아이 낳게 10년 허하라는 '이것'

입력
2024.04.16 19: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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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여성 경력단절 해법 보고서]
여성 육아 부담에도 성별 격차 감소
경력단절, 출산 유무 따라 14%P 차이
"육아 재택·단축근무 10년 이상 늘려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경쟁적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출산 유무에 따른 경력단절 격차가 커지는 것이 한국 합계출산율 감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과정에서 부모의 시간 제약을 완화할 수 있도록 재택·단축근무 등 제도적 지원을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이 해법으로 제시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일 공개한 KDI포커스 '여성의 경력단절 우려와 출산율 감소'를 통해 2013~2019년 성별 고용률 격차 감소가 역설적으로 출산율 하락에 약 40%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30대 여성으로 좁히면 45.5%로 더 높아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출산율은 소득 수준과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에 비례하는 경향성이 발견되나, 한국은 반대인 셈이다.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없는 노동환경은 그대로인데, 성별 격차만 완화하면서 아이를 낳지 않는 게 여성에게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 됐다는 지적이다. 실제 무자녀 여성 경력단절 확률은 2014년 33%에서 지난해 9%로 대폭 줄어든 반면, 유자녀 여성은 28%에서 24%로 4%포인트 감소에 그쳤다. 지난해 기준 30대 무자녀 여성이 출산을 포기하면 경력단절 확률을 최소 14%포인트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자녀 유무에 따른 30대 여성의 조건부 경력단절 확률. KDI 제공

자녀 유무에 따른 30대 여성의 조건부 경력단절 확률. KDI 제공

무자녀 여성은 남성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지만, 유자녀 여성은 노동시장 경쟁 압력과 여성에게 쏠린 육아 부담을 동시에 감내해야 하는 이른바 '차일드 페널티(Child penalty)'를 받으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에 경력단절을 우려해 자녀를 낳지 않는 선택을 하는 여성이 증가하면서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을 낮추는 것이 출산율 제고의 관건이란 결론이다. KDI는 지금의 몇 달간 출산휴가나 1~3년 육아휴직으론 한계가 있어, 재택·단축근무 등 제도적 지원을 10년 이상 늘릴 필요가 있다고 봤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덕상 KDI 연구위원은 "아이를 키우는 것은 몇 년 만에 끝나는 게 아니고 10년, 20년 가까이 관리가 필요한 일이기에 유연한, 다양한 형태의 근로제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아울러 정부 보조금, 남성 영유아 교육·보육 비중 확대로 비대칭적 육아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여성의 경력단절을 완화, 인적자본 훼손을 방지하면 생애 전반에 걸쳐 노동시간을 제공해 경제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세종=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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