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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내세워 사기 친 유명 인플루언서... SNS의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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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내세워 사기 친 유명 인플루언서... SNS의 폐해

입력
2024.04.16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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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이야기 Y', 패션 인플루언서 사기 사건 다뤄
온라인 뜨겁게 달구며 관심

패션 인플루언서 주부의 사기 사건이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피해자들은 방송에 출연해 천씨의 사기 행각에 대해 밝혔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캡처

패션 인플루언서 주부의 사기 사건이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피해자들은 방송에 출연해 천씨의 사기 행각에 대해 밝혔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캡처

지역 유명 패션 인플루언서가 명품을 팔겠다며 접근해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폭로가 쏟아졌다. 해당 사건은 방송 후 며칠이 지난 시점에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2일 방영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화려한 SNS 뒤 패션 인플루언서의 민낯' 편이 방송됐다. 1만 2천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40대 주부 천모씨의 이야기였다.

그간 천씨는 머리핀부터 의상, 가방까지 모두 명품 브랜드로 치장하고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는 모습을 SNS를 통해 공개해왔다.

그러나 이날 방송에 등장한 한 피해자는 "올해 1월 천씨에게 연락이 와서 옷, 가방을 판매하겠다며 사진을 보내줬다. 자신이 갖고 있는 가방과 옷을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했다. 예전에도 구매했던 적이 있기에 믿고 샀는데 보내주기로 한 날에 남편이랑 싸웠다며 차일피일 미뤘다"고 밝혔다.

결국 두 달 만에 도착한 물건은 수백만 원대 가방이 아닌 니트 한 장이었다. 천씨는 택배를 잘못 보냈다고 말했고, 피해자가 환불을 요청했지만 천씨는 여러 변명을 대며 미루고 있다고 했다.

피해자가 금융사기 조회 사이트에서 천씨를 조회하자, 12건의 피해 사례가 이미 신고돼 있었다. 피해 금액만 약 8,800만 원에 달했다.

제작진은 천씨에게 전화를 걸어 "피해자 모임이 있더라"라고 말했고, 천씨는 "자세히 알고 연락한 거냐. 이거 보이스피싱 아니냐. 억울해서 말이 안 나온다"라며 불쾌감을 토로했다. 이틀 뒤 제작진에게 연락을 한 그는 또 이틀 뒤로 약속을 미뤘고 당일엔 전화 수신을 거부하고 연락을 주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패션 인플루언서 주부의 사기 행각이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캡처

패션 인플루언서 주부의 사기 행각이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캡처

백화점 직원은 VIP 고객과 매니저 사이에 친분이 쌓인다며 "'매니저님 걸로 카드 긁으면 내가 (돈) 넣어드릴게요' 이런 식으로 한다. 작년 8월부터 결제를 안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천씨가 "엄마가 혈액암이다" "(자녀가) 학교폭력을 당했다" 등의 핑계를 대며 입금을 계속 미뤄왔다고 주장했다.

천씨를 잘 아는 지인은 "(천씨가) SNS를 시작한 초반에는 중저가 옷, 금액이 그렇게 크지 않은 옷들이니까 자기도 그 정도에서 만족했다. 한 2, 3년 안에 가장 고가 브랜드 옷만 주구장창 올리더라. 하루에 두세 번씩. 그러면서 금액이 충당이 안 되기 시작한 거다"라고 폭로했다.

천씨의 또 다른 지인들은 "아내에게 3백만 원 빌리고 안 주더라" "2백만 원 정도 빌려 달라고 갑자기 요구하더라" 등의 증언을 하며 천씨가 금전 문제에 휘말려 있었음을 알렸다.

제작진의 전화를 받은 천씨 남편은 "내게도 몇 명이 전화가 왔다. 그때 (아내에게) 갚으라고 해서 다 해결된 줄 알았다"며 집안에 혈액암 걸린 사람도 없고 자녀가 학폭에 시달린 일도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내가 아는 내용과 너무 달라서 너무 충격적이다. 아내와 얘기해보고 답을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제작진을 만난 천씨는 "정말 죄송하다. 잘못했다"며 울부짖었다. 그러면서 "진짜 후회하고 있다. 옷 욕심이 너무 많아서 약간 쇼핑 중독 같았다. 병적이었다. 쭉 많이 샀으니까. 돈도 부족해서 그랬다"며 "선입금 받은 건 쓴 게 없는데 어디로 갔는지 미치겠다. 내가 왜 그랬는지 진짜 시간을 돌리고 싶다. 아무것도 안 하고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뒤늦은 후회를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SNS 특성이 욕망을 더 키웠을 것"이라며 "고급이 주는 사회적 평판과 다른 형태의 서비스, 한 번 그런 상태에 들어서니 내려올 수 없는 거다. 과시할 수 있는 소통 창구가 온라인이라는 도구를 만나서 다양한 방식으로 개인의 진면목을 꾸며내고 거짓으로 보여줄 수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분석했다.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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