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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와 미디어셀러

입력
2024.04.17 18: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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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중국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넷플릭스 드라마 '삼체'. 넷플릭스 제공

중국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넷플릭스 드라마 '삼체'. 넷플릭스 제공

‘삼체‘는 국내에서 낯선 단어였다. SF 애호가 정도는 돼야 알 수 있었다. 중국 작가 류츠신의 SF소설이다. 국내에서 2013년 출판된 이후 판매 실적은 저조했다. 번역돼 나온 게 신통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눈길을 끌지 못했다. 중국에서는 300만 부나 팔린 베스트셀러였다. SF계의 노벨문학상이라는 휴고상을 받기도 했다. ‘삼체’ 지식재산권(IP)을 관리하는 중국 회사가 따로 있을 정도로 세계적 인기를 모았다.

□ 10년 넘게 서점에 묻혀 있던 ‘삼체’는 최근 베스트셀러가 됐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17일 기준 지난 일주일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책 15위에 올라 있다. 최근 개정판 기준 13쇄를 찍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판매 열풍은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동명 드라마 덕이다. 소설 ‘듄’은 더 극적이다. 2001년 국내 출간됐으나 20년가량 초판을 다 팔지 못했다. 2021년 동명 영화가 개봉한 후 20만 부가 판매됐다. 지난 2월 속편 영화인 ‘듄: 파트2’가 선보이면서 판매 순위가 다시 상승했다.

□ 2014년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이 ‘벼락 베스트셀러’가 됐다. 한류 스타 김수현이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이 책을 읽는 장면이 등장한 후 책 판매량이 급증했다. 미디어셀러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영화나 드라마에 노출된 책이 급작스레 베스트셀러가 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소설 ‘삼체‘와 ‘듄’의 뒤늦은 인기는 미디어셀러로 표현될 수 있겠다.

□ 영화와 드라마는 소설을 발판 삼아 성장했다. 대중에게 검증받은 베스트셀러를 밑그림 삼아 영상화한 후 다시 대중의 사랑을 받는 순환고리가 20세기 초부터 형성됐다.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 제작은 여전하다. 달라진 면이 있다. 베스트셀러가 원작인 경우는 갈수록 드물다. 독서량과 무관치 않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독서실태조사(2021년 기준)에 따르면 연간 1인당 독서량은 4.5권이다. 국민 52.5%는 아예 책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삼체’와 ‘듄’은 국내 독서 문화의 어둠을 의도치 않게 드러낸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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