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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위기 커지는 저축은행... 신용등급 강등에 '몸집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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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위기 커지는 저축은행... 신용등급 강등에 '몸집 줄이기'

입력
2024.04.26 16:00
수정
2024.04.2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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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신용등급·전망 줄줄이 강등
대규모 적자에 치솟는 연체율까지
올해 전망 더 나빠... "내년 반등" 희망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으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으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부동산시장 침체 및 고금리 상황이 길어지면서 저축은행 업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내년부터 상황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고 몸집을 줄이는 방식으로 위기에 대처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나이스(NICE) 신용평가(나신평)는 전날 KB·대신·다올·애큐온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최근 페퍼저축은행 신용등급이 BBB(부정적)에서 BBB-로 하향 조정되고 JT친애저축은행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저축은행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된 것이다. 대규모 적자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큰 곳들이다.

국내 저축은행 79곳은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5,559억 원으로 1년 전(당기순이익 1조5,622억 원)에 비해 순익이 2조 원 넘게 줄었다. 저축은행 업계가 연간 적자를 낸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이자 이익이 전년 대비 1조3,000억 원이나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

부동산시장 침체에 연체율도 크게 뛰었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연체율은 6.55%로 전년 대비 3.14%포인트 늘었는데, 이 중에서 기업대출 연체율이 10%를 넘어설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연체율이 더 올랐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9년 만에 적자 기록한 저축은행 업계. 그래픽=김대훈 기자

9년 만에 적자 기록한 저축은행 업계. 그래픽=김대훈 기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하반기가 오기 전 본격적으로 내려가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한 기준금리가 중동 사태 등을 계기로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부동산 PF 익스포저도 상당한 수준이다. 나신평에 따르면 당장 올해 6조5,000억 원의 만기가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상반기 만기만 5조 원을 넘는다.

저축은행은 '허리띠 졸라매기'로 대응하고 있다. 최근 저축은행들은 대출심사를 대폭 강화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조달과 대손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당국도 저축은행에 부실 PF 자산을 빨리 털어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근 저축은행 현장점검에 나선 금융당국은 6개월 이상 연체된 PF 대출에 대해 3개월 단위로 경·공매를 실시하도록 지도하고 충분한 자본확충도 주문했다. 다만 부동산시장이 좋지 않아 가격이 낮게 형성되면서 아직 PF 경·공매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지형삼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차주 채무 상환 부담 누적에 따라 부실 여신 관련 부담 요인이 계속될 전망"이라며 "저축은행 부실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작년보다 적자폭이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라면서도 "올해만 잘 버티면 내년엔 반등할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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